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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선생의 잠 못드는 밤] 감기 걸린 그를 위한 사랑의 묘약 구운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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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선생의 잠 못드는 밤] 감기 걸린 그를 위한 사랑의 묘약 구운귤

입력
2007.10.06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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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에취~.”

촬영을 시작한지도 벌써 10시간째. 오늘따라 진행이 늘어지는 게 좀처럼 끝날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새벽부터 나와서 지치는 데다가 감기증상까지 있으니 피로는 더욱 심하다.

그냥 빨리 끝내고 집에 가서 쉬었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 그러나 저녁 데이트가 있다. 어제 밤 통화 중 연신 기침을 해대는 나를 걱정하던 그녀의 애틋한 목소리가 떠오른다. 몸은 피로에 지쳐 눈앞이 누렇게 뜨는 것 같았지만 무거운 몸을 끌고 약속장소로 향했다.

“오빠 안색이 왜 그래? 병원 또 안 갔구나?” 순식간에 자석처럼 그녀의 손이 이마에 얹어지는데 순간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열이 좀 있는데? 밥은 먹었어? 그럼 따뜻한 차라도 먹자!” 그녀는 걱정이 많이 됐는지 내 대답이 나오기도 전에 부산스럽게 움직인다.

조용한 카페에 들어와 자리를 잡고 진한 커피 한잔과 유자차를 시킨 그녀가 가방에서 무언가 부스럭거리면서 꺼냈다. 물끄러미 쳐다보는 나를 보더니 볼이 발그레해져서는 그것을 조심스럽게 내밀었다.

“좀 창피하지만 이거 먹고 감기 빨리 나으라고 내가 만든 거야. 아니 그냥 구운 거야!” 상자를 열어보니 거뭇거뭇 구워진 못생긴 귤이었다. “웬 구운 귤이야? 근데 귤도 구워 먹어?” “응 나도 몰랐는데 어제 오빠랑 통화하고 나서 인터넷에 자료 좀 찾아봤더니 이런 요리도 있더라고. 조리법은 간단한데 효과는 진짜 좋데.” 자기가 무슨 감기 바이러스를 잡는 신약이라도 개발한 듯 비장한 얼굴이란…하하.

“신기하다.” “그치? 이거 자기 전에 하나씩 먹고 귤 차도 곁들여 먹으면 감기에 ‘직빵’이라네. 빨리 먹어! 껍질 채 먹으면 더 좋데.”

내심 무슨 맛일까 걱정스러운데 부드럽고 달짝지근한 게 생각보다 제법 맛있다. “고마워 감기 다 나은 것 같다.” 생각지도 못한 그녀의 정성 때문인지 아니면 정말 구운 귤의 효과를 보는 건지 순간 칼칼했던 목과 답답했던 머리가 맑아지는 것 같았다. 이게 ‘사랑이라는 묘약’ 인가?!

귤은 대표적인 알칼리성 식품으로 비타민C와 A, E등이 풍부하며 그밖에도 섬유질, 구연산 등이 많이 들었다. 이들 성분은 우리 몸의 신진대사를 순조롭게 하고 피부와 점막을 튼튼하게 만들어 감기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귤 껍질은 감기 예방 및 치료에 효과적이고 가래를 삭이는 작용이 있어 가래를 없애주며 기침을 멈추게 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감기를 예방하고 싶다면 하루 한 개씩 귤을 먹어주는 센스! 사랑하는 사람이 구워준다면 효과 두 배다.

구운 귤

■ 재료

귤 3개, 꿀 3큰술

■ 만드는 법

1. 귤은 뜨거운 물로 깨끗이 씻어 물기를 제거한 후 은박지에 고루 싼다.

2. 1의 귤을 180도로 예열된 오븐에 넣어 10분 정도 구워낸 후 꿀을 얹어 낸다.

귤차

■ 재료

귤 껍질 3큰술, 꿀 2큰술, 생강 1/4개, 물 1컵

1.귤은 뜨거운 물에 깨끗하게 씻어 물기를 제거한 후 깐다.

2. 1의 깐 귤 껍질을 손질한 생강과 함께 냄비에 넣어 물을 붓고 약한 불에서 끓인다.

3. 2의 냄비에 꿀을 넣고 살짝 더 끓여 잘 저어준다.

글ㆍ사진 박용일 푸드스타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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