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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뒤 해' 정상회담 2박 3일 기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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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뒤 해' 정상회담 2박 3일 기상도

입력
2007.10.06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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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한차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두차례 가졌던 회담은 초기에는 먹구름이 짙게 깔렸다가 점차 맑게 개인 하늘처럼 변해간 형국이었다.

2일 김 상임위원장과의 만남은 '뇌우(雷雨)' , 3일 오전 김정일 위원장과의 1차 회담은 '흐림', 같은 날 오후 김 위원장과의 2차 회담은 '쾌청'으로 표현될 수 있다.

회담에 참여한 우리측 복수의 관계자들은 김 상임위원장과의 첫 대면이 가장 싸늘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 상임위원장이 50분간 북측의 입장을 정연하게 설명했는데, 상당 부분이 개성공단 등 경협 속도가 더딘 데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데 할애됐다. 이에 노 대통령이 30분간 조목조목 우리측 입장을 설명했지만 쉽게 이견을 좁히지는 못했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이에 대해 "김 상임위원장이 근본 문제를 제기했다. 어떻게 대응할지 답답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일각엔 국가보안법 폐지, NLL 재설정 문제 등이 거론된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그래서 노 대통령은 김 상임위원장과 만난 뒤 참모들에게 "내일 김정일 위원장만 만나고 바로 서울로 돌아가게 짐을 싸자"는 말까지 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참모들은 "북측이 기선을 제압하려는 기세 싸움을 하는 것이니 개의치 말라"고 했다고 한다.

3일 오전 김정일 위원장은 일단 부드러운 분위기로 회담을 시작했다. 노 대통령과 김 상임위원장과의 대화가 벽에 부딪혀 불편한 상태로 끝났음을 감안, 김 위원장이 조금 유연하게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

김 위원장은 노 대통령의 이야기를 들어보겠다는 자세로 회담에 임했다고 한다. 하지만 정작 핵심문제에서는 여전히 입장 차가 드러났다.

여기서 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농반 진반으로 "이렇게 하면 점심 먹고 짐 싸 가지고 그냥 서울로 돌아갈지 모르겠습니다"는 말을 던졌다.

옥류관 점심식사에서 노 대통령은 수위를 더욱 높였다. 노 대통령은 "남측이 신뢰를 갖고 있더라도 북측은 아직도 남측에 여러 의구심을 갖고 있다"며 "불신의 벽을 좀 더 허물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우리가 이렇게 진정성을 갖고 있는데 왜 못 믿느냐라는 메시지를 북측에 전한 것"이라고 한 오찬 참석자는 풀이했다.

노 대통령의 공세적 자세 때문인지 오찬 이후 열린 정상회담에서는 김 위원장의 태도가 한결 유화적으로 변했다. 김 위원장이 노 대통령에게 체류를 하루 더 연장할 수 있겠느냐고 제안한 것도 이때다. 오후 회담에서 막혔던 의제들은 속도감 있게 풀려 나갔다.

한 정부 관계자는 "오후 회담에서 우리가 가져간 요구의 80%를 북측이 수용했다"고 전했다. 이를 놓고 노 대통령은 4일 "한마디로 말이 통합디다"라고 표현했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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