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 언론에서) 내가 마치 당뇨병에 심장병까지 있는 것처럼 보도하는데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4일 자신의 건강 이상설을 또다시 부인했다. 2차 남북정상회담을 마치고 노무현 대통령 일행을 서울로 떠나 보내는 백화원 영빈관 환송 오찬 자리에서였다.
그는 “우리가 심장병 연구가 좀 약해서 사람들도 불러 연구도 시키고 보완하고 있는데 잘못 보도들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독일 베를린 심장연구소 소속 의사 6명이 평양을 다녀간 뒤 남쪽 언론에 심장수술설이 나돌았던 데 대한 반박이다.
그는 3일에도 노 대통령이 직접 영접 등 환대에 감사를 표시하자 “내가 환자도 아닌데 집에서 뻗치고 있을 필요가 없지요”라며 건재를 과시한 바 있다. 그는 또 “내가 조금만 움직여도 (남측에서) 크게 보도하고 있다. 기자가 아니라 작가인 것 같다. 그래도 크게 보도하니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며 여유를 부리기도 했다.
이날 오후 1시부터 백화원에서 진행된 환송 오찬은 시종 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김 위원장은 직전에 열린 서명식에서는 샴페인으로, 환송 오찬에서는 와인으로 노 대통령과 건배하며 자리를 이끌었다.
오찬장 내 원형 헤드 테이블 중앙에 노 대통령이 앉자 왼편의 김 위원장은 노 대통령에게 “(2000년에) 김대중 대통령도 이 자리에 앉으셨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 테이블에는 남측 공식 수행원 외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도 앉아 눈길을 끌었다. 북측에서는 2005년 국립 현충원을 처음 참배했던 김기남 노동당 비서, 북핵 문제를 담당하는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도 눈에 띄었다.
김 위원장은 환송 오찬 분위기가 무르익자 와인잔을 든 채 노 대통령과 함께 다른 남측 특별수행원들이 앉은 자리를 돌아다니며 건배와 인사를 나눴다. 김 위원장은 김정길 대한체육회장과 건배를 하다 “김 회장이 2008 베이징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에 합의했다고 했다는데 나는 안 됐다는 보고를 받았다. 어떻게 된 거냐”고 묻기도 했다. 오찬 행사는 오후 3시가 넘어서야 끝이 났다. 노 대통령은 이별의 순간 두 손으로 김 위원장의 손을 꼭 붙잡기도 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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