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무덤덤’이었다. 4일 예상을 뛰어넘는 남북 정상의 회담결과에도 주가는 되려 약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기대와 불안 심리를 앞서 반영하는 증시의 특성과 기본적으로 경제보다 ‘정치’ 이슈인 정상회담의 성격에서 이 날 ‘무반응 증시’의 원인을 찾았다.
이 날 종합주가지수(코스피)는 2일보다 10.49포인트(0.53%) 하락한 2,003.60으로 마감, 거래일 기준 9일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최근 가파르게 오른 데 따른 부담감이 기술적 조정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해외 시각을 보여주는 외국인은 하루 만에 매도세로 돌아서 3,379억원 어치를 팔았다. 코스닥도 그나마 개인과 기관의 매수세에 힘입어 하락은 면했지만 0.54%(4.40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북한 관련 업종 간에는 희비가 엇갈렸다. 경제특구 건설과 철도, 도로 정비계획에 힘입어 북한 인프라 투자 수혜주로 부상한 현대건설(3.05%)과 GS건설(5.13%), 현대산업개발(3.16%) 등 대형 건설주는 오름세를 이어갔디. 선도전기와 광명전기 등 일부 대북 송전 수혜주는 14%대 급락세를 보였고, 개성공단 입주업체인 신원도 8%대 하락세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증시 반응을 최근 상승분에 이미 반영된 기대감을 이날 회담 결과가 뛰어넘지는 못한 결과로 해석한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연구원은 “그간 선반영된 시장의 기대감이 결과적으로 오늘 회담결과보다 높았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나대투증권 곽중보 연구원도 “최근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한 상황에서 새로운 상승요인으로 작용하기엔 회담결과가 파격적이지는 않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증시에 호재가 될 것이라는 데는 대체로 의견을 같이 했다. 삼성증권 안태강 연구원은 “예상보다 경협 사업범위가 확대돼 긍정적이며 최근 증시환경이 좋아 앞으로 주가에도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존 대북송전주로 거론돼 온 업체나 개성공단 입주업체 중심의 중소형주보다는 북한의 인프라 구축과 관련해서 수혜를 얻을 수 있는 대형주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메리츠증권 심재엽 투자전략팀장은 “그 동안 정상회담이 선반영돼 당장 큰 영향을 주지는 못했지만 과거보다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내용이 많아 향후 증시에는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우리투자증권 이윤학 연구원은 “이번 공동선언은 큰 틀 차원의 합의로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만한 구체적 사항들이 제시되지 않아 증시에 큰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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