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출시돼 판매중인 펀드 수는 9,300여 개에 이른다. 종류가 다양하다보니 초보자 입장에서는 좋은 펀드 고르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물론 좋은 펀드인 고르는 비결도 있긴 하지만 초보자에게는 어려운 방법들이 많다. 이럴 때 초보자가 활용할 수 있는 간편한 방법이 있다.
펀드 수탁고 유ㆍ출입 추이를 살피는 것이다. 최근 펀드 운용 규모가 크게 늘거나 줄었다면 원인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판매사 또는 운용사에도 문의를 해 보는 게 좋다.
펀드 설정액이 꾸준히 증가한다는 것은 펀드매니저가 자신의 투자계획에 맞춰 안정적으로 투자를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펀드의 설정액이 늘어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수익률이 좋아 투자자들이 몰리는 경우가 있고, 운용사가 뛰어난 마케팅 능력을 발휘해 다양한 판매채널 확보했다거나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만한 홍보를 했기 때문이다.
만약 운용사의 마케팅 능력에 의해 투자자들을 끌어 들인 경우에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신규 펀드인데도 수탁고가 크게 늘었다거나 단기에 수탁고가 급증했다면 역시 운용사의 마케팅 능력이 좋다는 것이다. 이런 펀드는 펀드의 중장기 성과가 검증되지 않았다는 문제가 있다. 최소한 6개월이 지나 신문에 수익률이 공시되고, 펀드 애널리스트들의 평가가 내려진 펀드를 우선 순위에 둬야 한다.
만약 펀드 수탁고가 줄어들고 있다면 경고음으로 봐야 한다. 펀드에서 자금이 지속적으로 빠져나가는 경우에는 매니저는 ‘무엇을 살까’보다는 ‘무엇을 팔까’ 고민하게 된다. 결국 시장이 안 좋은 상태에서 고객의 환매요청이 쇄도하면 수익률 하락 폭이 시장 평균보다 커질 가능성이 높다.
운용사가 펀드 규모가 적정 수준을 넘어섰을 경우 신규 가입자를 제한하는 경우가 있다. 또 동일한 펀드에 2, 3호가 붙어 시리즈펀드로 나오면 1호 펀드에서는 자금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에는 펀드 운용 능력이 떨어지는 걸로 볼 필요가 없다. 하지만 펀드 수탁고가 줄어들고 있을 때에는 대부분 운용성과가 크게 떨어진다거나 향후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펀드를 가입해선 안 된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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