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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샤오강 감독 "한국 스태프들 제작 물심양면 협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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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샤오강 감독 "한국 스태프들 제작 물심양면 협조"

입력
2007.10.05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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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PIFF)가 4일 개막작 <집결호> 상영을 시작으로 9일 동안의 축제를 시작했다.

해운대 메가박스에서 월드프리미어(전세계 최초 상영)로 작품을 공개한 중국 펑샤오강(49ㆍ사진) 감독은 “한국 제작인력의 도움으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못지 않은 영화를 만들 수 있었다”며 “아시아 영화인들의 네트워크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이라고 개막작의 의미를 부여했다. 이 영화에는 <태극기 휘날리며> 의 분장 미술 음향 등 4개 팀 25명의 특수효과 스태프가 참여했다.

펑 감독은 “제대로 된 전쟁 영화를 만들고 싶었지만 할리우드 인력을 쓸 여건이 안 돼 난감해 하고 있었는데, 한국의 강제규 감독이 ‘걱정하지 말라. 한국의 스태프들이 기꺼이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제작 배경을 소개했다. 그는 “<태극기 휘날리며> 가 <집결호> 의 좋은 모델이 됐다”고 덧붙였다.

한국 스태프들은 한겨울 4개월 동안 중국 동북지역에서 진행된 야외촬영에 성심껏 참여, 중국 제작진들을 감동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력은 삼국지를 소재로 한 우위썬 감독의 또다른 블록버스터 <적벽> 제작에도 참여하고 있다고 펑 감독은 전했다. 그는 “아시아 영화인들의 힘을 모으면 세상 어디에 내 놔도 부끄럽지 않은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자부심이 들었다”고 말했다.

<집결호> 는 1948년 중국 회해(淮海)에서 벌어진 인민해방군과 국민당군 사이의 피비린내 나는 전투를 재연한 작품. 해방군 9연대 구찌디 중대장과 그가 이끄는 46명의 생존 병력은 애타게 연대장의 ‘집결호(퇴각 명령)’를 기다린다. 그러나 끝내 집결호는 들리지 않고 구찌디는 부하를 모두 잃고 홀로 살아 남는다. 그리고 실종자 처리된 부하들의 명예를 되찾기 위한 먼 길에 오른다.

참혹한 전쟁 속에서도 바래지 않는 인간의 가치를 담은, 전쟁영화라기보다는 휴먼드라마에 가까운 작품이다. 중대장 역을 맡은 장한위는 “내가 맡은 역은 중국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인물이기 때문에 기교를 부리지 않고 연기하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함께 일하고픈 한국 감독이 없냐는 질문에는 “내가 마음에 드는 감독이 있다면 누구라도 좋으니 소문을 좀 내 달라”고 말해 객석에 웃음을 안겨 줬다.

PIFF는 이날 밤 수영만 요트경기장에서 열린 개막식을 열고 본격적인 영화잔치의 막을 열었다. 12일까지 해운대와 남포동 일대 34개 스크린에서 64개국 275편의 영화 상영과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부산=유상호 기자 shy@hk.co.kr사진 이성덕기자 sd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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