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진융 무협소설 개작, 삼각관계 등 "새롭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진융 무협소설 개작, 삼각관계 등 "새롭네"

입력
2007.10.05 00:04
0 0

홍콩의 무협소설 대가 진융(金庸ㆍ83)이 대표작들의 미비점을 보완 수정해 11월 중국에서 개정판을 발간할 예정이어서 무협 팬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진융의 무협 소설들은 중국 중ㆍ고교 어문교과서에 문호 루쉰(魯迅)의 <아큐정전(阿q正傳)> 을 대신해 실릴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미 올들어 한차례 화제를 모았었다.

1950년대부터 70년대 초에 걸쳐 모두 15편의 무협지를 저술한 진융은 그간 여러 차례 작품들을 손본 다음 수정판을 발행해 왔다.

이번에 개정해 중국 대륙에서 발간하는 것은 진융 무협소설의 백미로 꼽히는 <신조협려(神雕俠侶)> 와 <사조영웅전(射雕英雄傳)> <벽혈검(碧血劍)> <서검은구록(書劍恩仇錄)> 등이다. 특히 중국에서 1억부, 대만에서 1,000만부가 팔리고 한국에서도 족히 수백만부는 나간 것으로 알려진 <신조협려> 의 개정판을 집필하면서 진융은 상당한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협지로선 드물게 사랑, 특히 스승과 제자의 금지된 사랑을 다룬 <신조협려> 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무공대결에 애절한 러브 스토리를 추가, ‘정서(情書)’라는 별칭까지 얻으며 팬들의 절대적인 호응을 받았다.

진융은 구판에서 남녀 주인공 양과(楊過)와 소용녀(小龍女)가 끝내 이루지 못한 ‘살을 맞대는’ 장면을 신판에 삽입함으로써 ‘색계(色戒)’를 파계, 독자들의 오랜 염원을 실현시켰다.

수정판에선 양과가 꿈 속에서 옥녀심경의 새로운 절초를 연마하던 중 소용녀를 포옹하고 그의 요염한 젖은 입술에 자신도 모르게 입을 맞춤으로써 연을 맺는 모습이 추가됐다. 지고지순한 인물로 묘사된 곽양(郭襄)이 양과에 대한 연모의 정을 품도록 설정해 소용녀와의 사이에서 삼각관계도 펼쳐진다.

우리나라에는 86년 <영웅문> 1부로 소개돼 폭발적인 인기를 모은 <사조영웅전> 은 황약사(黃藥師)가 자신을 위해 목숨을 던지는 제자 매초풍(梅超風)을 사랑하는 것으로 스토리를 약간 바꿨다. 여기에 여주인공 황용(黃蓉)이 상대역인 곽정(郭靖)에 비해 나이가 많은 것처럼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을 바로 잡았다.

<벽혈검> 에선 아구(阿九)에 대한 원승지(遠承志)의 정념을 한층 뚜렷하게 만들어 그가 아구의 침궁으로 잘못 들어가 사랑을 이룬다는 식으로 개판했다.

데뷔작인 <서검은구록> 도 대미에 진가락(陳家洛)이 향향공주(香香公主)의 주검 앞에서 비통함을 금치 못하며 자책하는데 더해 이승에서 못다한 사랑을 저승에서 실현하는 내용을 삽입했다.

진융의 수정판 발간을 앞두고 중국 네티즌 사이에는 논란이 분분한데 기존 스토리의 변경에 반대하는 의견이 압도적이다.

네티즌과 팬들은 진융의 원작에 구성상 허점이나 논리의 비약 등 결점이 없지 않지만 그것 역시 진융 무협지의 매력인 만큼 그대로 두는 게 좋았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일부 네티즌은 진융이 고심해서 개정판을 낼 정도로 열성이 있으면 신작을 쓰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충고까지 하고 있다.

한성숙 기자 hanas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