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 전 총리가 미디어와의 친화성이란 측면에서 아웃복서형이라는 사실은 뼈아픈 단점이다. 지하철 건설, 상암월드컵경기장 등 정치적 자산을 방기하는 그를 보면 안타까울 뿐이다." 설화를 겪으며 좌충우돌하는 노무현 대통령에 비길 때 자연스럽게 비교우위를 점한 덕도 무시할 수 없지만 그는 '지루한 아웃복서'라는 것이다. 미디어 이미지에 실패한 대표적인 사례다.
14년 동안 TVㆍ라디오 시사토론과 대담프로의 작가로 활동하며 정치인들의 생생한 모습을 누구보다 많이 봐 온 태윤정(41)씨가 미디어ㆍ커뮤니케이션 지침서인 <미디어 트레이닝> (커뮤니케이션 북스)을 냈다. 미디어>
때로는 고언을 마다 않는 <미디어 트레이닝> 은 말과 커뮤니케이션의 일대 전장이 될 대선 정국을 예감케 한다. 자신의 커뮤니케이션관에 입각한 정치인 평가가 선명하다. 미디어>
2002년 지방선거 당시 청계천이라는 살아있는 이슈 하나로, 아들 뻘 경쟁자 김민석을 제치고 승자가 된 이명박 서울시장의 힘은 인간미에 호소하는 한국인 특유의 커뮤니케이션 관행을 만족시킨 데 있다고 평한다.
2006년 2월 KBS의 <이금희의 파워 인터뷰> 에 출연, 자신의 이미지를 뚜렷이 했던 정동영은 확인된 언어 능력, 방송 직전까지 연습을 반복하는 완벽주의 등에서 점수를 받았다. 이금희의>
'100일 대장정'으로 민심을 잡고도 메시지 없는 인터뷰로 자산의 의미를 희석시킨 손학규는 교수 출신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박근혜 정서'라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친화력은 엘리트 직업을 거친 여성들이 정치에 몸담을 때 가장 눈여겨봐야 할 자산이자 숙제라며 치켜 세운다. 그러나 박근혜, 하면 이거다 싶은 것을 찾아 내는 게 최대의 숙제라는 조언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정치적 승부수를 차근차근 검증해가면서 자신의 이미지를 탁월하게 관리한, 흔치 않은 정치인이라고 평가했다.
드라마 <모래시계> 의 주인공 모델로 '삼겹살 토크'와 '준표 형님'이라는 특유의 인간미 덕에 미디어 이미지 측면에서 성공한 홍준표 의원, 미디어와의 접촉 등을 통해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향상시킨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 MC감으로는 탐나지만 정치인으로서 자만심을 통제하지 못한 유시민 등에 대한 분석도 제시된다. 모래시계>
태씨는 "정치인이란 철저하게 언론에 어떻게 비치느냐에 따라, 즉 미디어 이미지에 따라 심판 받는다"며 "정치인들에게 미디어를 통한 대중과의 소통 능력은 최우선의 덕목"이라고 말했다.
장병욱기자 aj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