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가 토끼를 잡았다.’
투자자산 구성이 너무 보수적이라는 여론에 밀려 올들어 정부가 국민연금의 투자 패턴을 개선한 뒤 연금 수익률이 민간 보험회사 수익률을 능가하는 등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들어 6월말까지 국민연금관리공단이 206조원에 달하는 기금을 채권, 주식 등에 투자해 거둔 기간 수익률은 4.4%로 지난해 같은 기간(2.3%)보다 두 배 가량 높았다.
6개월 수익률 4.4%는 연간 9% 수익률에 해당하는 것으로, 같은 기간 국내 생명보험업계의 평균 투자수익률 추정치(연 6.34%)보다 2.7%포인트(금액으로는 5조5,000억원)나 많은 것이다. 이 같은 수익률 역전은 지난해 국민연금 수익률(5.8%)이 생보업계 평균(6.74%)의 5분의4 수준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것이다.
지나친 보수적 운용으로 수익률이 낮다는 비판을 받아온 국민연금 수익률의 급상승은 채권 위주에서 벗어나 주식과 해외투자 비중을 높였기 때문이다.
정부는 국민연금 수익률이 외국의 연기금이나 국내 민간기관에 비해 너무 낮다는 여론의 비판이 잇따르자 지난해 전체 투자의 11%(20조7,225억원)였던 국내 주식투자 비중을 올 상반기에는 14%(28조7,384억원)로, 0.7%(1조2,638억원)였던 해외 주식투자 비중은 1.3%(2조6,356억원)로 늘렸다.
이에 따라 국민들로부터 불신을 받고 있는 국민연금의 수익률을 더욱 높이기 위해서는 자산운용에 대한 정부 규제가 추가로 완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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