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TV의 슬림화 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2일 일본 치바(千葉) 마쿠하리(幕張)에서 개막된 일본 최대 규모의 디지털 가전제품 전시회 ‘시테크(CEATEC) 재팬 2007’에서 가전회사들은 다양한 신제품을 일제히 선보였다.
가장 많은 눈길을 끈 것은 두께가 파격적으로 얇아진 슬림형 TV 분야. 소니는 이번 전시회에서 유기 EL(발광다이오드) TV를 전시해 관심을 끌었다. 세로 16.6㎝ 가로 27㎝ 두께 3㎜의 11인치형 초슬림 TV이다. 소니가 14년의 개발 과정을 거쳐 세계 최초로 상품화에 성공한 유기 EL TV는 12월부터 일반에게 판매될 예정이다.
유기 EL은 유리 기반에 발라진 유기재료에 전압을 가하면 그 자체가 빛을 발하는 시스템이다. 전원이 필요한 액정 TV 보다 훨씬 가볍고 얇으며 화상이 선명한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소니는 첨단 소재인 유기 EL 분야를 선점함으로써 차세대 TV 시장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액정 TV분야에서 일본 국내 1위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샤프도 두께 2㎝의 52인치형 액정TV(2009년 발매 예정)를 출품했다. 히타치제작소는 두께 1.9㎝의 32인치형의 액정TV(2009년 발매 예정)를, 일본빅터는 3.7㎝의 42인치형 액정TV(2008년 6월 예정)를 각각 전시해 주목을 받았다.
이들 업체는 소니가 상품화하는 유기 EL TV에 위기감을 느껴 액정 TV의 슬림화를 서둘러 온 것으로 알려졌다. “액정TV는 계속해서 진화한다”고 강조하는 샤프의 가타야마 미키오(片山幹雄) 사장은 두께 2.88㎜의 액정 디스플레이의 샘플을 다음달 공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도쿄=김철훈 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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