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남북정상회담/ 김정일 위원장 '절제된 예우' 표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남북정상회담/ 김정일 위원장 '절제된 예우' 표시

입력
2007.10.03 00:04
0 0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0년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또다시 파격 의전을 연출했다. 2일 평양을 방문한 노무현 대통령 공식 환영식에 사전 예고 없이 나타난 것.

노 대통령에 대한 극진한 예우라는 해석과 자신을 과시하기 위해 깜짝 이벤트를 재연했다는 분석이 교차한다. 그러나 이전에 비해 차분해진 김 위원장의 태도는 이번 회담이 실무형으로 진행될 것임을 예고했다.

김 위원장의 파격 영접은 일단 회담 상대에 대한 극진한 예우로 해석된다. 그동안 김 위원장이 직접 영접한 인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 전ㆍ현 중국 국가주석, 김대중 전 대통령에 불과하다.

2000년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김 전 대통령은 자신보다 16세 많은 연장자였고 분단 50년 만에 남쪽 지도자가 북쪽을 방문하는 역사적 자리였다. 직접 영접할 이유가 충분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의 유일한 우방 국가인 만큼 지도자에게 예우를 갖출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이미 2번째 남북 정상의 만남이고 자신(65세)보다 4세 연하인 노 대통령을 김 위원장이 직접 영접하지 않는다 해도 의전상 이상할 것은 없었다. 그래서 북측은 애초 헌법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영접을 맡는다고 통보해 왔다.

그런데도 김 위원장이 직접 나온 것은 남측에 극진한 자세로 예의를 다한다는 뜻이었다.

게다가 노 대통령이 도착하기 5분전 미리 도착해 기다리고, 레드 카펫을 함께 밟으면서 인민군 의장대를 사열한 뒤 분열 행사를 지켜보는 배려까지 했다. 회담 관계자는 “이번 회담을 잘해 보자는 뜻 아니겠느냐”고 풀이했다.

그는 또 깜짝 등장으로 주목도를 높이는 효과도 노린 듯 하다. 지난해 10월 핵실험 이후 파국 직전까지 갔던 북한의 대외 관계는 2ㆍ13합의를 기점으로 회복되는 형국이다. 따라서 전 세계 언론은 이번 정상회담 기간 북핵 문제나 한반도 평화와 관련된 남북 정상의 논의를 주목하고 있었다. 김위

원장도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전 세계에 생중계되는 노 대통령 방북 환영식에 나타나 은둔이 아닌 유화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관계 개선 주도권을 잡으려 했을 수 있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을 감격스럽게 포옹하며 환한 미소를 짓던 2000년에 비해 절제된 모습은 구구한 해석을 낳고 있다. 그래서 김 위원장이 3일 노대통령과의 단독 회담을 앞두고 호락호락하지 않은 인상을 주려 한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 이전에 비해 냉랭했던 환영식 모습을 볼 때 이번 회담 기간 의제를 놓고 양 정상이 치열하고도 실질적 논의를 벌일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