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정상이 2일 7년 만에 다시 만났다.
2차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2박3일간의 방북 길에 오른 노무현 대통령은 2일 낮 12시께 평양 도착 후 모란봉구역 4ㆍ25 문화회관 앞 광장에서 가진 북측의 공식 환영식에서 영접 나온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수 천 여 평양시민의 환영 속에 처음으로 대면했다.
두 정상은 “반갑습니다”라며 짧게 인사를 나눴고, 포옹과 차량 깜짝 동승 등 파격이 넘쳤던 2000년 6월 남북 정상간 첫 만남 때와 달리 12분의 환영식 동안 차분한 분위기 속에 격식을 갖췄다.
노 대통령은 서면을 통한 평양 도착 성명에서 “북녘동포와 평양시민 여러분의 따뜻한 환영에 뜨거운 감동을 느낀다”며 “(지금 남북간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평화이며, 지난날의 쓰라린 역사는 우리에게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평화의 새 역사를 정착시켜 나가야 하고 평화를 위한 일이라면 미루지 말고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하나 실천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이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평화체제와 군사적 긴장완화 및 신뢰구축 방안을 핵심 의제로 삼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노 대통령은 평양도착 직후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오픈카를 타고 20분간 시내에서 카퍼레이드를 했다.
노 대통령은 만수대 의사당에서 김영남 위원장과 면담한데 이어 3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 김정일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 평화 및 남북공동번영, 화해와 통일 등 3개 분야에 대한 협력방안을 논의한 뒤 ‘평화선언’ 형태의 합의문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 정상은 한반도 평화선언, 서해북방한계선(NLL)의 평화수역설정, 남포 또는 해주지역에 제2 개성공단 설립 등에 합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 장소는 노 대통령과 남측 대표단의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평양으로의 출발에 앞서 청와대에서 발표한 대국민 인사에서 “이번 정상회담에는 무엇보다 평화정착과 경제발전을 함께 가져갈 수 있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진전을 이루는 데 주력하고자 한다”며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에 기여하는 회담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7시55분께 전용차편으로 청와대를 떠난 뒤 1시간여 만에 군사분계선(MDL) 앞 30m 지점에서 하차, 권양숙 여사와 함께 9시5분께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걸어서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평화의 메시지’를 발표, “여기 있는 이 선이 반세기동안 우리 민족을 갈라놓은 장벽”이라며 “이번에 대통령으로서 이 금단의 선을 넘어간다. 내가 다녀오면 더 많은 사람들이 다녀오게 될 것이고 그러면 마침내 이 금단의 선도 점차 지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평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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