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스 커밍스 / 따뜻한손"김정일, 세계 최초의 포스트모던 독재자"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일 방북한 노무현 대통령을 평양 4ㆍ25문화회관에 나와 직접 영접하는 모습은 보기 좋았다. 7년 전 김대중 전 대통령을 얼싸안던 만큼의 파격은 아니었지만, 생중계되는 그의 모습은 여전히 건재했다.
김정일은 누구인가, 그가 이끌고 있는 북한은 어떤 나라인가. 브루스 커밍스(64) 미국 시카고대 교수가 2004년에 쓴 <김정일 코드> 는 이 어려운 질문에 대해 본격적이고도 포괄적인 답을 내놓고 있는 책이다. 김정일>
원제는 ‘North Korea : Another Country’. 커밍스는 1980년대 수정주의 관점에서 한반도 분단의 책임이 미국에 있다고 주장한 저서 <한국전쟁의 기원> 으로 ‘좌파’로 매도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좌우를 막론하고 한반도 현대사에 관한 최고의 전문가로 인정받는 학자다. 한국전쟁의>
<김정일 코드> 에서 커밍스는 핵 문제를 둘러싼 북한ㆍ미국의 갈등을 중심으로 그 원인을 역사적ㆍ구조적으로 냉정하게 분석하면서, 우리가 잘 모르던 김일성과 김정일의 현실정치, 북한사람들의 일상생활까지를 흥미롭게 보여준다. 그에 따르면 김정일은 ‘세계 최초의 포스트모던 독재자’다. 김정일>
“김정일은 공식적인 행사보다는 거실 바닥에 앉아 김정남과 함께 ‘수퍼 마리오’ 비디오게임을 즐기는 인물이다… 플레이보이도, 바람둥이도, 술주정꾼도 아니고, 언론에서 말하는 것처럼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광신적 ‘악마박사’(Dr. Evil)도 아니다.”
커밍스는 북한이 ‘병영국가’에 가장 근접한 나라이긴 하나 ‘수용가능한 논리’에 따라 운영되는 나라임에 틀림없다면서도, “그들(김정일 김정남) 부자는 발을 구르고 고함을 지르고 있는 2,300만명의 피골이 상접한 인민들을 21세기다운 새로운 세계로 인도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쓰고 있다.
하종오 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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