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는 사흘 간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경호가 어떻게 이뤄질지 큰 관심사다.
노 대통령은 승용차를 이용하는 데다 걸어서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하기 때문에 항공기를 이용했던 2000년 정상회담 때보다 경호가 훨씬 까다로워졌다.
이를 감안한 듯 북한은 노 대통령이 남한에서 타고 간 대통령 전용차를 사흘 간 사용할 수 있게 배려했다. 노 대통령은 청와대가 보유한 방탄 차량인 메르세데스 벤츠 S600과 BMW 760Li 중 한 대를 이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2000년 정상회담 때 김대중 전 대통령은 북측이 제공한 구형 링컨 컨티넨털 리무진을 이용했었는데 북한은 당시 김 전 대통령이 남측 경호원 없이 김정일 위원장과 함께 리무진에 탑승하게 해 경호 공백 논란이 일었다.
대통령 전용차 이용 허용은 이런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전용차에 남측 경호원을 태우고 남측 경호 차량들이 호위할 수 있게 한 것도 파격적 조치다.
나머지 경호는 대부분 2000년 정상회담 때를 준용해 노 대통령 근접 경호는 청와대 경호실이 맡고 나머지 경호는 북측에서 맡았던 전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2000년 정상회담 때는 4~6명이 김 전 대통령을 항시 근접 경호했다.
남측 경호원이 권총 등 개인 화기를 소지할지는 미지수다. 2000년 정상회담 때도 북측이 비공식적으로 총기 소지를 일부 허용했다는 게 정설인 만큼 이번에도 최소한의 총기 반입은 허용될 가능성이 크다.
북측도 경호에 신경을 바짝 곤두 세우고 있다. 사소한 사고라도 발생하면 김 위원장의 권위에 타격을 준다고 여기기 때문에 호위사령부, 인민무력부 보위사령부, 국가안전보위부 등 관련 기관을 총동원했다.
북측은 노 대통령이 이동하는 개성_평양 고속도로 주변 등을 샅샅이 수색, 위험 요소를 제거한 데 이어 사흘 간 평양에 차량 및 주민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할 것으로 전해졌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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