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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둘 다 '거침없는 화법'… 통할까 독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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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둘 다 '거침없는 화법'… 통할까 독될까

입력
2007.10.02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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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61) 대통령과 김정일(65) 국방위원장은 거침없고 솔직한 화법을 즐겨 쓴다는 공통점이 있으면서도 성장 과정이나 정치 이력에선 ‘인생극장형’(노 대통령)과 ‘황태자형’(김 위원장)으로 극단을 달린다. 이런 점이 두 정상의 ‘궁합’을 맞게 하는 요소로 작용할지, 오히려 회담 분위기를 싸늘하게 할지가 관심거리다.

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화법은 격의 없고 시원시원한 스타일이다. 그래서 두 정상이 단시간에 화끈한 합의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문제는 두 정상이 상대 말을 듣기보다 자신의 주장을 설득시키는 것을 좋아하고 상당히 공격적이라는 점이다. 노 대통령은 달변과 순발력을 이용해 집요하게 펀치를 날리는 유형이고, 김 위원장은 능수능란한 외교 언어를 구사하다 결정적 카운터 펀치를 노리는 성격이다.

누군가가 자신의 생각에 반대하거나 토론에서 지는 것을 매우 싫어하는 점도 같다. 두 정상 간에 설전 또는 감정 싸움이 벌어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승부사적 기질’과 ‘즉흥성’도 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공통점이다. 노 대통령은 정치적 고비 때마다 과감한 결단력으로 정면 돌파해 왔고, 김 위원장도 통 큰 광폭 정치로 유명하다.

머리 회전이 빨라 수 싸움에 능한 두 사람이 장관급 및 장성급 회담에서 해결하지 못한 난제를 회담 테이블에 올려 놓고 전격 담판을 지을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한다. 특히 ‘전격전’을 즐기고 사실상 북측의 모든 사안을 결정할 권한을 가진 김 위원장이 어떤 깜짝 카드를 들고 나올지에 이목이 쏠려 있다.

두 사람의 성장 과정과 정치 이력은 하늘과 땅 차이다. 노 대통령은 빈농의 아들, 고졸 출신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고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주로 야당에 몸 담은 채 당선과 낙선을 거듭하다 대통령까지 오르는 성공 신화를 썼다.

반면 김 위원장은 김일성 주석의 보호 아래 최고 엘리트 코스를 밟아 절대 권력을 세습했다.

김 위원장은 극단적으로 권위적이면서 자기 현시성이 강한 반면, 노 대통령은 그런 스타일에 강한 거부감을 보인다. 그래서 두 사람은 태생적으로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한다.

물론 첫 만남이자 정상회담 자리인 만큼 두 사람의 감정 싸움이 표출될 공산은 낮다는 지적이 많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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