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가 영화 ‘밀양(Secret Sunshine)’의 뉴욕 필름페스티벌 상영을 앞두고 이창동 감독의 영화세계를 상세히 소개했다.
신문은 이 감독이 영화 감독 출신으로 최초의 문화부 장관을 지내며 한국 영화 중흥의 중심적 역할을 했지만, 정작 감독으로서는 스타일리시하고 폭력적인 한국 영화의 최근 흐름과 달리 절제되고 문학적 향기를 띠는 영화를 추구한 일종의 ‘소수파’라고 전했다.
신문은 “이 감독이 장관직에서 물러난 뒤 처음으로 감독한 ‘밀양’ 만큼 그의 영화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적이 없었다”며 “고등학교 교사이자 소설가 출신으로 40대에 영화계에 발을 들여놓은 이 감독은 ‘보이지 않는 것’을 묘사하는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신문은 “나의 최대 관심사는 눈으로만은 볼 수 없는 것을 그려내는 방법을 찾는 것이며, 믿음도 그 중의 하나”라는 ‘밀양’에 대한 이 감독의 제작 의도를 전하기도 했다.
신문은 이어 이 감독의 영화를 “한국의 역사와 사회에서 우러난 성격들을 교직한 초상화”라며 ‘초록물고기’를 포함해 그가 감독한 네 편의 영화를 모두 소개했다.
이를테면 ‘초록물고기’는 ‘아시아 경제기적’의 어두운 이면에 뿌리를 두고 있는 갱스터 영화라거나, 2002년 베니스 영화제 수상작인 ‘오아시스’는 덜 떨어진 청년과 뇌성마비 여성과의 금지된 사랑을 담은 작품이라는 식이다.
신문은 “‘밀양’이 가지는 힘의 상당 부분은 여주인공인 전도연의 연기력에서 나오지만 전도연의 연기를 이끌어낸 것은 이 감독”이라며 “연기는 단순한 액션(action)이 아니라 리액션(reaction)”이라는 이 감독의 연기철학도 함께 전했다.
신문은 칸 영화제에서 주목 받았으며 토론토 등지에서도 상영됐던 ‘밀양’이 10월 1~2일 뉴욕필름페스티벌에서 상영될 예정이며, 미국 내 배급계약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장인철 특파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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