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이기겠다는 승부욕이 삼성화재보다 간절했다. 우리(LIG) 선수들을 칭찬하고 싶다.”
이탈리아 프로배구 진출 1호 박기원(55) LIG 감독이 한국 무대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첫 승의 제물은 ‘코트의 제갈공명’ 신치용 감독이 이끄는 삼성화재. LIG가 30일 마산에서 벌어진 한국배구연맹(KOVO)컵 마산대회 B조 예선에서 손해보험업계 맞수 삼성화재을 맞아 짜릿한 3-2(25-22 17-25 16-25 25-22 15-9) 역전승을 거뒀다.
박기원 감독은 “패색이 짙었지만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고 승리의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하지만 승부욕이 불탄 건 박 감독도 마찬가지다.
그는 지난 24일 선수들에게 시범을 보이다 오른발 아킬레스건이 파열돼 봉합 수술을 받았다. “안정이 필요하다. 경기장에 나가면 안 된다”는 의사의 만류를 뿌리친 그는 이날 휠체어에 앉아 선수들을 독려했다.
1970년대 한국 대표팀에서 부동의 센터로 활약하던 그는 79년 이탈리아로 떠났다.
그는 80년부터 팔코나라에서 선수로 뛰다 82년 피네토에서 사령탑을 맡아 한국인 최초로 이탈리아 프로배구에서 선수와 감독으로 뛴 주인공.
28년 만에 귀국한 그는 “수비와 조직력이 빼어난 한국 배구에 전력 분석에 강한 이탈리아의 섬세한 배구를 접목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LIG는 첫 세트를 따냈지만 2,3세트를 연거푸 내줘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이경수(22점)의 왼쪽 공격을 앞세워 4세트를 25-22로 따내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LIG는 끝내 승리를 거머쥐었다.
LIG는 이경수와 기예르모 팔라스카(20점)의 좌우쌍포를 앞세워 마지막 5세트도 15-9로 따냈다.
이상준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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