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고 탈 많았던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자리는 결국 도미니크 스트로스_칸(58) 전 프랑스 재무장관에게 돌아갔다.
러시아가 세계은행과 IMF의 수장 자리를 미국과 유럽이 양분해 독식해온 관행에 제동을 걸면서 동유럽 출신의 전 체코 총리를 강력히 추천했으나, 서유럽이 장악하고 있는 세계 금융계의 높은 벽을 넘지는 못했다.
28일 IMF 총재에 선출된 스트로스_칸 신임 총재는 IMF 개혁론자로 알려진 인물이어서 정체성 위기를 겪고 있는 IMF에 어떤 처방을 내릴 지가 앞으로 주목거리다.
스트로스_칸 총재는 사회당 출신의 사회주의자이면서도 시장 친화적인 인사로 분류된다. 경제학 교수 출신으로 지난해 사회당의 대선 후보 경선에도 참여한 그는 프랑수아 미테랑 정권 당시 산업장관에 발탁됐다.
그가 국제 시대에 이름을 날리기 시작한 것은 1997~1999년 재무장관을 역임하면서. 능통하게 구사하는 영어와 독일어 실력에 뛰어난 연설 실력을 앞세워 굵직굵직하고 어려운 경제현안을 주도적으로 잘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재무장관 재직 당시 유럽단일통화인 유로화 채택 협상에 관여했고, 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프랑스텔레콤 등 공기업의 민영화 정책을 주도했다.
사회당 정부가 도입한 주35시간 근무제가 프랑스 경제의 암초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그의 민영화 정책 등 시장 친화적 개혁정책으로 90년대 후반 프랑스의 재정은 크게 개선됐다. ‘좌파의 지성’이라 불리면서 경제에서는 실용적 입장을 보인 그의 성향때문에 부르주아 사회주의자를 뜻하는 ‘샴페인 사회주의자’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86년 총선 당시 파리 북쪽의 발 두아즈 지역에서 당선돼 중앙정치에 입문했다. 이후 파리 교외의 이민자 도시인 사르셀의 시장을 지냈다.
우파인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사회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군 중 하나인 그를 IMF 총재로 적극 천거한 것을 두고 차기 대선의 정적을 미리 제거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민영방송 TF1의 인기 앵커 출신의 안느 생클레르와 세 번째 결혼해 살고 있으며 네 명의 자녀가 있다.
로드리고 라토 현 IMF 총재는 일신상의 이유로 5년 임기를 2년 정도 앞두고 내달 사임할 예정이다.
황유석 기자 aquariu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