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시위가 국제 사회의 이목을 끌면서 미얀마를 사실상 통치하고 있는 군사기구 준타(Junta)의 구성원과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국가평화개발위원회(SPDC)라는 정식 명칭을 가진 준타는 1988년 미얀마 군부가 대학생들이 주도한 민주화 시위를 무력 진압한 직후 만들어졌다.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헌법 기능을 정지시키고 입법, 사법, 행정 업무를 관장하게 된 준타는 90년 아웅산 수치 여사의 승리로 끝난 총선을 무효화하면서 미얀마를 통치하는 명실상부한 기구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독재정부가 비밀을 유지한 탓에 준타의 구체적인 기능과 활동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준타에는 12명의 현역 군 장성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고 탄 쉐(73) 위원장, 마웅 예(60) 부위원장,소 윈(58) 장군 등 삼인방이 의사 결정을 주도하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위원장을 맡고 있는 탄 쉐 장군은 이 회의의 최종 결정권자이다.
준타 회의가 열리면 그는 거의 말을 하지 않고 조용히 듣고 있다가 마지막으로 짧게 의사 표시를 함으로써 최종 결정을 내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62년 네 윈 장군이 주도한 쿠데타에 가담해 권력 핵심부에 진입한 그는 82년 미얀마 군 최고사령관에 이어 92년 준타 위원장을 맡으면서 미얀마 권력 1인자가 됐다.
점성술에 심취한 그는 6을 행운의 숫자로 믿고 있다. 수도를 양곤에서 네피도로 이전하는 계획을 2005년 6일 오전 6시24분(2+4=6) 발표한 것도 이 때문이다.
미얀마 권력 2인자로 꼽히는 마웅 부위원장은 최근의 미얀마 사태에 대해 강경 입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990년 아웅산 수치 여사의 가택 연금을 주도해 탄 쉐 장군의 신임을 얻었고 올해 1월 독립기념일 행사에 탄 쉐 장군이 불참하자 행사와 기념 만찬을 대신 주재하기도 했다. 1970년대에 마약 집산지인 이른바 골든 트라이앵글에서 지역 사령관으로 활동하면서 마약 거래에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준타 위원으로 있는 소 윈 장군은 미얀마 총리를 맡아 대외적으로 미얀마의 얼굴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1988년 대학생이 주도한 민주화 시위를 군사력으로 강제 진압하면서 권력 핵심에 진입했다. 독실한 불교 신자인 그는 미얀마가 개방되면 서방 세력에 장악된다고 믿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미얀마의 엘리트 군사 기관인 군사아카데미 출신이라는 점. ‘우리가 아니면 미얀마를 지킬 수 없다’는 엘리트 의식을 갖고 있다. 절대로 순순히 권력을 내놓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얀마의 야당지도자 중 한명인 마웅 자르니는“준타에서 불협화음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지 말라. 한 기계에서 찍어낸 붕어빵처럼 그들은 똑같이 생각하고 똑같이 행동한다”고 말했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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