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분단을 상징하는 대만 진먼(金門)섬의 지뢰가 제거되고 있다.
대만 군 당국은 27일 대만 기자들을 진먼으로 초청, 지뢰제거 작업을 보여주면서 2010년까지 섬 안에 있는 7만 여 개의 지뢰를 제거하겠다고 밝혔다.
대만에서는 떨어져있고 중국 푸젠(福建)성 샤먼(厦門)시 바로 앞에 있는 진먼은 지뢰에 둘러싸인 섬이다. 대만 쪽을 바라보는 동부 해안을 제외한 80%의 해안에 지뢰가 촘촘히 매설되어 있고, 153곳의 지뢰밭 면적만도 343만㎡에 이른다.
냉전시대 진먼은 사실상 전쟁터였다. 중국이 건립된 후 대만과 중국간 전투가 끊이지 않았고 1958년에는 포격전이 발발, 종군기자였던 한국일보 최병우 기자가 숨지기도 했다.
진먼의 지뢰는 1950년대에 심어진 것으로 2차 대전 당시 미군이 사용한 대인, 대전차 지뢰가 대부분으로 사용기한이 초과된 것들이지만 주민들에게는 여전히 위협적이다.
반세기 동안 지뢰와 함께 살아온 섬주민들에게 지뢰의 위협은 일상이 되어 왔다. 하루가 멀다하고 지뢰 사고를 당해온 진먼 주민들은 지뢰 모양과 비슷한 고유의 떡을 '지뢰떡'이라고 부를 정도다.
92년 진먼에 대한 대만군의 군정이 끝난 뒤 주민들은 안전을 위해 지뢰 제거를 요구했고, 98년 대만군은 시범적으로 수천개의 지뢰를 제거했다. 하지만 예산부족으로 인해 이내 중단됐다.
이후 우여곡절을 거쳐 2006년 진먼 지뢰제거를 위한 조례가 마련됐고 대만 정부는 지뢰 제거 전문가를 양성, 올해 지뢰제거부대를 창설하게 됐다.
대만 군은 우선 2009년까지 지뢰밭 70여 곳을 없애고, 2010년까지 나머지 지뢰밭을 제거할 예정이지만 난제 또한 적지 않다. 지뢰밭에 관한 정확한 지도가 없고, 반세기 동안 해안선이 변해 지뢰밭의 위치를 찾기가 쉽지 않다.
2005년 초빙된 짐바브웨 지뢰제거 전문가들이 지뢰작업 도중 2명이 폭사하자 서둘러 철수한데서 진먼 지뢰작업의 어려움을 짐작할 수 있다.
지금도 매년 수 십 만 명의 중국인들이 진먼으로 관광을 와 돈을 뿌리고 가고있기 때문에 7만여명의 진먼 주민들은 지뢰제거작업이 빠르게 진행될 경우 관광산업과 경제가 보다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하고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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