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슈퍼 4연전(광주 전남 부산 경남 경선)을 하루 앞둔 28일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 3명은 부산에서 불꽃 튀는 설전을 벌였다. 후보자들은 벡스코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와 부산 MBC TV토론에서 동원경선 논란, 참여정부 평가 등을 놓고 공방을 이어갔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하루 전 당 공정경선위가 충북 동원선거 논란에 대해 사실상 '무혐의' 결정을 내린 것을 반격의 카드로 꺼내 들었다. 그는 "경선이 시작되고 2주 동안 인간적으로 참을 수 없는 모욕을 당했다. 이제 의혹이 풀렸으니 남의 허물을 들추기보다 자신의 장점을 갖고 승부하자"고 촉구했다.
그러나 이해찬 전 총리는 "증거가 없다고 도둑질이 아닌 게 아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너무 많은 의혹이 증거가 없다고 깨끗한 것이냐"며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도 "어차피 대선에서 지는 것 아니냐는 패배주의 때문에 당권이나 지키자는 경향이 생겼다"라며 공격에 가세했다.
정 전 의장은 이에 "저를 찍은 1만4,000표가 당권을 보고 투표한 거라고 간주하나. 그 분들에 대한 모욕이다. 두 사람은 자신을 찍으면 괜찮고 저를 찍으면 안 된다는 거냐. 경선 이후 당 지지율이 떨어지는 것은 진흙탕 싸움, 네거티브 공세 때문"이라고 반격했다.
이 지역 출신인 노무현 대통령과의 인연을 놓고도 공방이 이어졌다. 정 전 의장은 "노 대통령과 정동영은 여러분이 잘 모르는 애틋한 관계가 있다"며 "다만 신당으로 가야 한다고 했고 노 대통령이 동의하지 않아 충돌했으나 결국 같이 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 전 총리는 "지난해 가을 노 대통령이 사직하려 할 때 (이를 말리기 위해) 눈물의 호소를 했다. 두 후보가 공격할 때 대통령을 지켜냈다"고 강조했다.
참여정부 성과도 논쟁거리였다. 정 전 의장은 "유류세, 카드 수수료 고통을 이야기 할 때 (정부는) 거시지표만 들이댔다. 서민의 목소리를 겸손하게 들었어야 한다"고 공격했다. 손 전 지사도 "참여정부에서는 설비투자가 증가하지 않았는데 기업에 도덕적 잣대를 너무 들이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방어에 나선 이 전 총리는 "국무위원을 지낸 분이 그렇게 얘기하면 안 된다"며 정 전 의장을 공박한 뒤 "예전에는 특혜를 받아 설비투자가 활발했지만 참여정부 들어 특혜가 없어져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손 전 지사는 "정부가 기업을 적극적으로 뒷받침 하지 않은 이유가 크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세 후보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공격할 때만 한 목소리를 냈다. "이 후보는 '삼성 이건희 회장과 비교하면 자기도 빈곤층'이라고 했는데 소가 웃을 일"(정 전 의장), "이 후보의 경제론은 투기, 부패, 가짜 경제론"(손 전 지사), "선거를 포기하면 더 나쁜 악의 세력이 이 나라를 지배하고 만다"(이 전 총리)고 독설을 퍼부었다. 벡스코에는 2,000여명이 몰려 지지 후보의 연설에 환호와 박수를 보내며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부산=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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