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인식 감독은 OB(현 두산) 재임 시절이던 95년과 98년 두 차례 ‘기적’을 연출했다. 95년에는 8월말까지 선두 LG에 6게임 뒤졌으나 마지막 한 달 동안 20승7패(승률 0.741)를 올리며 1위를 빼앗은 뒤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98년에도 OB는 줄곧 5위에 머물렀으나 막판 8연승을 거두며 4강 준플레이오프 티켓을 손에 넣었다.
다시 한번 ‘김인식 마법’이 통할까.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는 한화가 쾌조의 4연승을 달렸다. 3위 한화가 남은 8경기에서 모두 이기고 2위 두산이 3경기 중 2승1패를 하면 플레이오프 티켓은 한화 차지가 된다.
한화는 27일 대전구장서 벌어진 삼성전에서 6-2 재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최근 4연승, 삼성전 5연승을 거둔 한화는 두산과의 승차를 2.5경기로 좁히며 ‘기적’의 불씨를 살려갔다.
반면 6연패에 빠진 삼성은 5위 LG와의 승차도 2.5경기로 좁혀져 4위도 장담하기 어려운 처지가 됐다. LG가 4경기를 모두 이기더라도 삼성이 4승만 하면 4위를 확정 짓지만 최근 가라앉은 분위기를 고려하면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화는 2-2이던 7회말 무사 만루에서 고동진의 1타점 내야안타로 다시 승부를 뒤집은 뒤 크루즈의 2타점 적시타로 쐐기를 박았다.
2이닝 1실점을 기록한 한화 송진우는 지난해 9월24일 부산 롯데전 이후 1년여 만에 승리를 올리며 개인통산 202승(145패 103세이브)째를 기록했다. 송진우는 이날 승리로 최고령(만 41세 7개월 11일) 승리투수 기록도 갈아치웠다.
생애 첫 홈런왕에 도전하는 삼성 심정수는 1-2로 뒤진 7회초 두 번째 투수로 구원 등판한 송진우로부터 우월 솔로홈런(시즌 30호)을 빼앗으며 현대 브룸바(29개)를 제치고 홈런 단독 선두로 나섰다. 심정수는 통산 홈런에서 324개로 이승엽(요미우리)과 공동 3위가 됐다.
개인 통산 5번째 타격왕을 노리는 삼성 양준혁은 5타수 3안타를 치며, 3타수 무안타에 그친 KIA 이현곤(타율 0.336)을 따돌리고 올시즌 처음으로 타격 1위(타율 0.338)로 올라섰다.
7, 8위끼리 맞붙은 광주경기에서는 현대가 KIA를 3-0으로 제압했다. 현대 선발 장원삼은 6과3분의2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9승째(9패)를 낚으며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 가능성을 높였다.
현대 외야수 전준호는 선발 지명타자로 출전, 한화 장종훈이 갖고 있던 개인 최다경기 출전기록(1,950경기)과 타이를 이뤘다. 또 전준호는 1안타를 추가하며 양준혁에 이어 역대 두 번째 1,900안타에 두 개만을 남겨뒀다. 한편 이날 잠실 LG-SK전은 우천으로 28일로 순연됐다.
대전=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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