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경선전이 막말로 얼룩지고 있다. 29,30일 주말 4연전을 앞둔 신경전의 성격이 짙지만, 상대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도 없다.
최근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손학규 전 경기지사, 이해찬 전 총리가 합동연설회와 TV토론에서 보여준 모습은 이전투구식 비난전 수준이다.
세 후보의 공격 방식은 주로‘낙인 찍기’다. 이 전 총리는 손 전 지사를 향해 “한나라당에서 3등 하던 사람”, “툭하면 가출하는 사람”이라고 몰아붙였다. 경선을 포기한 대선후보라는 뜻의 ‘경포대’라는 표현도 썼다. 또 정 전 의장을 향해서는 “신의 없는 정치인”으로 규정하며 “정말 나쁜 사람”이라고 했다.
손 전 지사도 마찬가지다. 정 전 의장에 대해선 “우리당을 문닫게 한 장본인”으로 못박았고, 이 전 총리를 겨냥해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대리인”이라고 규정했다. “참여정부 실정 책임자”라는 언급은 양측 모두를 겨냥한 것이다.
정 전 의장은 캠프 의원들을 앞세운다. 김현미 의원은 이 전 총리를 “독한 발언으로 민심을 떠나게 한 장본인”이라고 성토했다. 정청래 의원은 손 전 지사를 ‘양자’(養子)라고 규정함으로써 한나라당 출신임을 부각시켰다.
기본적인 품격도 찾아볼 수 없다. 정 전 의장측은 친노(親盧) 후보 단일화를 ‘쇼’로 폄하하더니, 동원경선 의혹에 대해선 “쇼를 해라, 쇼를 해”라며 비아냥댔다.
손 전 지사는 TV토론 도중 이 전 총리의 답변이 길어지자 “질문 할 순서에 얘기하라”고 면박을 줬다. 이 전 총리는 정 전 의장의 면전에서 “한쪽에선 도둑놈처럼 (동원)하고 한쪽에선 순경처럼 잡으러 다닌다”고 비꼬더니 “친구 얘기 그만 하라”며 버럭 화를 내기도 했다.
이처럼 세 후보가 감정싸움에 치중하다 보니 정작 중요한 정책 대결은 실종된 지 오래다.
당 안팎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 중진의원은 “한나라당 경선은 검증 공방 속에서도 대운하나 줄푸세 공약이 최소한의 균형을 맞췄다”며 “그런데 국민경선을 내세운 우리 후보들은 비전과 정책은 뒷전이고 저잣거리 수준의 싸움질이나 하고 있다”고 혀를 찼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