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로 알려졌던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미뤄지자 변양균(58)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신정아(35)씨의 상반된 표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점점 지쳐가는 변 전 실장과 날로 기력을 회복하는 신씨의 모습이 수사 진행과 관련돼 있지 않느냐는 분석이다.
이날 7번째 검찰 조사를 받은 변 전 실장은 '탈진' 상태로 보였던 추석 연휴 때보다는 조금 나아진 듯했지만 지친 기색은 여전했다. 서부지검 청사 입구의 회전문을 혼자 힘으로는 잘 밀지도 못하는 등 기력이 쇠진한 모습이었다.
실제 변 전 실장은 추석 연휴 직전 서울의 한 종합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검찰의 2차 소환이 있었던 19일 "몸이 아프다"며 수사 도중 자리를 뜬 변 전 실장은 이튿날 병원을 찾아 포도당 링거를 맞는 등 치료를 받으며 하루 종일 꼼짝 않고 쉬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진 변호사는 "구체적으로는 답할 수 없지만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변 전 실장은 이날 오후 4시30분께 조사를 마친 뒤 변호인의 부축을 받으며 걸어 나와 차에 올랐다다.
반면 이날 오전 10시께 서울 서부지검에 도착한 신씨의 발걸음은 힘차고 씩씩했다. 불과 1주일 전만 해도 구급차에 실려 왔고 지금도 입원해 있는 '환자'라고는 믿기 힘든 모습이었다. 박문순 성곡미술관장과의 대질 신문을 마친 뒤 오후 2시40분께 청사를 나설 때는 입가에 엷은 미소마저 띄웠다.
기업 후원금 횡령 혐의가 확인되는 등 자신이 쌓아올린 모래성이 모두 무너지게 된 허탈감의 표현으로 보였지만, 영장청구 연기와 맞물려 박 관장을 얽어 넣어 자신은 횡령 혐의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김정우 기자 woo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