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분단 57년 만에 첫 ‘평양 거주 남한 사람들’이 탄생한다. 주인공은 평양과학기술대에서 강의와 연구를 맡게 될 박찬모(전 포스텍 총장) 평양과기대 설립위원회(이하 설립위) 공동위원장과 10여명의 국내 이공계 교수들이다. 대한민국 국적자로서 북한의 수도인 평양에 상주하기는 이들이 처음이다.
박 위원장은 28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4월 개교하는 평양과기대의 정보통신학부 학부장을 맡아 연구와 강의를 하면서 아내와 함께 교내 게스트하우스에서 생활하게 됐으며, 함께 가는 교수들도 평양에서 체류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2~15일 평양을 방문, 11월 완공 목표로 마무리 공사가 진행 중인 평양과기대를 둘러보고 온 박 위원장은 “평양에 상주하면서 북한 학생들을 가르칠 교수는 국내 교수를 포함, 10여명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평양과기대와 교류 협력 합의를 한 대학은 포스텍(포항공대)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한국정보통신대(ICU), 건국대, 단국대 등 7곳으로, 국내 교수가 평양과기대 초빙교수로 갈 경우 이들 7개 대학 소속 교수들이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평양과기대 강의를 위해 평양에 체류할 국내 대학 교수들의 명단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평양과기대 강의를 맡을 교수는 한 학기 이상 평양에 체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위원장은 “외부 초빙 교수들은 역할에 따라 체류 기간이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한 학기 정도 머무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소 3개월 이상 평양에 체류하며 가족과 함께 생활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박 위원장은 자신을 포함한 교수 및 가족들이 머물 게스트하우스에 대해 “4층짜리 건물이며 우리 부부가 머물 곳은 3층”이라고 전했다. 박 위원장에 따르면 숙소는 흔히 볼 수 있는 일반 오피스텔로, 30평 남짓한 넓이에 주방과 욕실, 3개의 침실 등을 갖추고 있다.
평양과기대는 평양 낙랑구역 승리동 일대 총 100만㎡(약 33만평) 부지에 11월 완공을 목표로 조성되고 있다. 최첨단 과학시설을 갖춘 연구동과 교직원ㆍ학생 기숙사, 행정동, 학사동이 들어서게 되며 내년에 정보통신공학, 기초과학, 농업식품공학, 산업경영학 등 4개 학부가 개설된다. 남북한의 화해와 협력을 도모하고, 북한 경제 개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과학기술인을 양성한다는 목적으로 통일부와 북한 교육성이 2001년 설립을 허가했다.
박 위원장과 함께 평양에 머물 국내 대학 교수도 10여 명에 이를 전망이다.
포항=이정훈기자 jhlee01@hk.co.kr박원기기자 o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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