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박찬모 평양과기대 설립위원장 인터뷰/ "MIT 등 벤치마킹…국제 명문大 만들겠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박찬모 평양과기대 설립위원장 인터뷰/ "MIT 등 벤치마킹…국제 명문大 만들겠다"

입력
2007.09.29 00:08
0 0

박찬모(72) 평양과학기술대 설립위원회(이하 설립위) 위원장은 내년 4월부터 평양에 상주하며 북한의 이공계 대학원생들에게 그의 전공인 정보통신공학을 가르칠 생각에 “가슴이 설렌다”고 말했다. 12일부터 15일까지 평양을 방문해 완공을 눈앞에 둔 캠퍼스를 보고 온 이후 평양과기대 개교를 위한 막바지 준비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박 위원장으로부터 평양과기대 개교에 대한 의미와 추진 과정 등을 들어봤다.

2002년부터 올 8월 말까지 포스텍(포항공대) 총장을 지낸 그는 2005년 말 김진경 평양과기대 총장, 김정배 전 고려대 총장, 맬컴 길리스 미국 라이스대 전 총장 등과 함께 평양과기대 설립위 공동위원장을 맡아 평양과기대 개교를 위해 열정을 쏟아왔다.

-평양과기대는 어떤 대학인가.

“사실상 북한에 최초로 세워지는 국제적인 대학이다. 기초과학, 정보통신공학, 농업식품공학과 외에 산업경영학을 가르친다. 평양과기대의 모델을 꼽으라면 매사추세츠공대(MIT) 캘리포니아공대(CALTECH) 등 해외 유수 공과대와 포스텍, 카이스트 등이 될 것이다. 이들을 벤치마킹해 장점을 결합해 나갈 것이다.”

-어떤 학생이 들어오나.

“김일성종합대, 김책공대, 평양이과대 등 북한의 최고 학부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이공대생 150명이 선발된다. 선발은 일단 북한측 몫이지만, 최근 발족한 ‘평양과기대 개교준비추진본부’의 의견이 많이 반영될 것이다.”

-교수 구성은 어떻게 되나.

“교수는 북한 뿐만 아니라 한국 미국 유럽 각국에서 초빙된다. 국내는 포스텍, 카이스트, 한국정보통신대 등 7개 대학이 평양과기대와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를 맺은 만큼 이들 대학 출신 이공대 교수들이 참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개교나 향후 운영에 있어 해결해야 할 우선 과제는 무엇인가.

“한국과 미국 정부의 승인이 있어야 북한에 들여 놓을 수 있는 교육, 연구 기자재가 있다.예를 들어 미국의 수출관리규정(EAR)상 일정 등급 이상의 펜티엄급 컴퓨터는 북한에 반입할 수 없는데, 이런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는 것이다. 운영 재원 확보는 언제나 문제이고….”

-2주 전 평양에 다녀온 성과는.

"평양과기대 개교 준비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건물 공사 현장을 둘러 보고 왔다. 이미 본관과 연구동, 기숙사 등이 마무리 공사에 접어들었다. 우리 부부가 머물 게스트하우스도 그 중 하나였다. 30평 정도에 주방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난방에도 큰 문제가 없어 지내기엔 괜찮아 보였다."

-남한 교수가 평양과기대에 가면 신분과 대우(급여ㆍ연구지원)는 어떻게 되나.

"신분상 전임, 방문, 겸직 등 여러 형태의 교수들이 나올 수 있다. 대우 내용은 해당 교수의 경력과 연구업적에 따라 다르겠지만, 남한에서 받는 월급을 기대하는 건 무리일 것이다. 다만 숙식 문제가 해결되고 연구 목적의 실비는 제공받게 된다."

-함께 가는 외부 초빙교수들은 언제쯤 북한으로 가나. 또 머무는 기간은 어느 정도 되나.

"현재로선 초빙교수들은 내년 4월 개교 시기에 맞춰서 평양에서 생활을 시작할 것으로 본다. 맡은 역할에 따라 체류 기간은 다르겠지만 적어도 최소 한 학기씩은 평양에 머물 것이다."

-평양과기대 강단에 서고 싶어하는 국내 교수는 몇 명이나 되나. 교수 명단은 확정됐나.

"아직 밝힐 수 없는 부분이 있다. 다만 조만간 선발을 마칠 예정이라는 점만 언급할 수 있다. 평양과기대 강단에 서고 싶어하는 과학자 및 교수는 정보통신기술 분야에서만 20명이 넘는다."

-여전히 남한 과학자의 북한 상주가 성사될 지에 대해 의문의 시선이 있는데.

"남북 관계에 워낙 변수가 많다 보니, 그런 시각이 존재한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예를 들어 북한과 미국 관계가 좋아지면 이런 문제는 '순풍에 돛 단 듯' 해결될 수 있다고 본다. 그 반대라면 어렵겠지만…. 그러나 기본적으로 남한 과학자가 북한에 이공계 학문을 전수한다는 것은 북한측으로서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김진경 평양과기대 총장도 이런 점을 약속했고, 알아서 잘 처리해 주실 것이다.

이정훈기자 jhlee01@hk.co.kr박원기기자 on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