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무조건 정권교체 해야 한다고 하더라.”
“이명박 후보에 대한 환상이 점점 깨져가고 있었다. ”
추석 연휴 동안 지역구에 내려가 귀향활동을 벌인 의원들은 추석 밥상 위에 오른 엇갈린 민심을 이렇게 전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번 추석 민심의 결론은 무조건 정권교체 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정(부산 연제)의원은 “지역구에 내려가 시장통을 돌았더니 ‘이번에 정권 안 찾아오면 다 죽는다. 우리 좀 살자. 이번에 지면 망한다’며 상인들이 손을 붙잡고 통사정하더라”고 전했다.
정진섭(경기 광주)의원은 “대통합민주신당의 경선에 대해선 크게 관심을 갖지 않는 분위기였다”며 “한나라당이 정권을 교체하는 것을 기정사실로 보고 애정 어린 걱정을 많이 하더라”고 말했다.
물론 이 후보와 박근혜 전 대표간 당 화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고 의원들은 전했다. 김재원(경북 군위 의성 청송) 의원은 “이 후보가 박 전 대표에게 제대로 배려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얘기들이 많았고 결국 정권교체가 그것 때문에 불안해 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컸다”고 말했다.
반면 대통합민주신당 의원들은 범여권 경선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가 점점 올라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상반된 시각을 전했다. 양형일(광주 동구) 의원은 “대선이 가까워오니 신당 경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것 같았다”며 “특히 이명박 후보에 대해선 이전엔 막연히 지지했지만 이젠 좀 따져보자는 얘기가 많았다”고 말했다.
최규성(전북 김제 완주)의원도 “이 후보가 전북지사에게 면박을 준 게 알려지면서 오만불손하다는 여론이 형성됐더라”고 했다. 주승용(여수 을) 의원은 “범여권 후보가 확정되면 결국 그 후보를 중심으로 결집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귀띔했다.
다음달초로 예정된 제2차 남북정상회담은 일반인들의 관심권에서 벗어나 있다는 게 대체적인 얘기였다. 그 자리를 온통 신정아씨 사건이 메우고 있다는 데도 여야가 다르지 않았다. 한나라당 곽성문(대구 중남)의원은 “이미 승부가 결정됐다고 생각해서인지 대선도 별 관심이 없고 오히려 신씨 사건에 더 관심이 많더라”고 말했다.
김정훈(부산 남갑) 의원도 “신씨 사건을 한나라당이 끝까지 추적을 해서 실체를 밝혀내라는 주문을 많이 받았다”며 “사건 내용에 대한 관심도 높고, 공분도 많은 것 같더라”고 말했다. 대통합민주신당 송영길(인천 계양을)의원은 “정상회담은 예전보다 파괴력이 확실히 적어진 것 같았다”며 “주민들이 거의 관심을 느끼지 못하는 듯 보였다”고 전했다.
매년 추석이면 단골 메뉴 였던 경제난에 대한 원성은 이번 추석상에서도 예외가 아닌 듯했다. 한나라당 김재원 의원은 “소고기, 돼지고기 값이 많이 떨어졌는데 사료 값은 올라서 걱정이라는 농민들의 한숨 소리를 많이 듣고 왔다”고 말했고, 대통합민주신당 이상민(대전 유성) 의원은 “중소기업, 자영업자들이 어렵다는 얘기를 많이 하더라”고 전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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