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기간(23일, 26일) 중 두 차례 검찰에 소환된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신정아씨의 상반된 모습이 눈길을 끌고 있다. 변 전 실장은 변호인에 의지해 초췌한 모습이었던 반면 신씨는 기력을 회복한 듯 빠른 걸음으로 취재진의 질문을 피했다.
26일 오전 10시 서부지검에 먼저 도착한 것은 변 전 실장은 헝클어진 머리 때문인지 지치고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검찰의 영장 청구가 임박함에 따라 심경을 묻는 기자들이 질문 공세를 폈지만 말없이 당직실을 거쳐 조사실로 향했다.
그는 23일 다섯번째로 소환될 때도 서부지검 청사 로비에서 몸의 중심을 잡기 힘든 듯 벽시계를 붙들고 간신히 서기도 했다. 변 전 실장은 최근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변 전 실장의 몸 상태가 나빠지고 있는 것 같다”며 “그러나 조사를 강도 높게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반면 오후 2시에 검정색 고급 승용차를 타고 변호인과 함께 나타난 신씨의 표정은 사뭇 달랐다. 굳은 표정에 시선은 바닥을 향했지만 얼굴빛은 밝았고 빠른 걸음으로 순식간에 조사실로 향했다. 초록색 티셔츠에 황색 재킷, 짙은 감색 청바지에 검은색 운동화 등 캐주얼 차림이었다. 20일 몸도 가누지 못한 채 구급차에 실려 오던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었다.
신씨는 추석인 25일 서울 천호동 강동카톨릭병원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않은 채 검찰 조사에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변호인인 박종록 변호사는 오전 11시40분께 신씨의 병실을 방문해 4시간 30분 동안 6차 소환과 영장 청구 등에 대비, 신씨와 진술 내용 및 방식 등을 논의했다.
이현정 기자 agada20@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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