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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한류-기업은 지금 세계로 간다/ 신흥 경제시장에 '수출 코리아' 미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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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한류-기업은 지금 세계로 간다/ 신흥 경제시장에 '수출 코리아' 미래가 있다

입력
2007.09.22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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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현재 전 세계에는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는 40억 명의 고객이 있다. 우리는 신흥시장 진출을 위해 공격적인 가격 경쟁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

세계 최대 휴대폰 제조업체 노키아의 올리 페카 칼라스부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의 회견에서 “경쟁 기업에게 추격의 여지를 주고 싶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를 실증이라도 하듯 50달러 이하의 저가모델 7개를 신흥시장에 쏟아내며 지난해 4분기 중앙아시아 및 아프리카에서 전년 동기대비 50%의 판매량 증가를 기록했다. 올해에도 지속적으로 저가폰을 출시하며 세계 2위 업체와의 격차를 더욱 벌려 나가고 있다.

#2. 1990년대 렉서스를 중심으로 고급 브랜드 차종 개발에 주력해온 일본 도요타는 올들어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브릭스(BRICS) 시장 공략을 위해 저가 차종 출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도요차는 2월 신흥시장을 겨냥한 초저가 차종 ‘뉴패밀리 컴팩트’ 개발 계획을 공개한데 이어 2010년에는 인도 남부 벵갈루르 지역에 공장도 세울 예정이다.

도요차는 이 공장에서 판매가 6,000달러(550만원)대 1,000cc급 모델을 생산하는 한편, 나머지 브릭스 국가에서도 초저가 차량을 내놓을 방침이다. 그 동안 신흥시장을 등한시 했다가 경쟁사에 주도권을 빼앗겼다고 판단한 도요타가 실지 회복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 주요 대기업, 브릭스 등서 시장선점 경쟁

글로벌 기업들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신흥시장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지의 소득 수준을 감안한 저가 제품 개발, 사회공헌과 접목된 현지 밀착형 비즈니스 창출 등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며 시장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2000년대 들어 지구촌, 특히 개발도상국에 거대한 신소비 계층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진국의 두 배가 넘는 고도성장을 지속하면서 상당한 구매력을 갖춘 중산층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브릭스 4개국과 ‘포스트 브릭스’로 간주되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터키, 남아공 등 8개국에서 연간 가처분 소득 5,000달러가 넘는 계층은 2005년 8,700만 가구에서 2015년 1억7,000만 가구로 폭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8개국의 구매력 기준 국내 총생산(GDP)은 2005년 이미 17조5,000억달러에 달해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 5대 강국을 합친 규모의 80%에 육박하고 있다.

이들 신흥시장을 어떻게 공략하느냐는 기업의 미래가 달린 사활적 문제인 셈이다. 이를 간파한 글로벌 기업들은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다양한 성장전략을 마련, 대규모 투자활동을 전개하며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강력한 저가 전략을 펴는 노키아와 도요타가 대표적이다. 물론 자세히 들여다보면 노키아는 단일 브랜드 내에 고가부터 저가까지 제품군을 다양화하는 반면, 도요타는 저가형 브랜드를 신규 론칭하는 방식을 쓰고 있어 다소 차이는 있다.

■ 노키아·도요타 등 외국기업도 대규모 투자 나서

고가의 프리미엄 전략을 그대로 고수하는 곳도 눈에 띈다. 스타벅스가 대표적이다.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장소 이상의 체험을 제공, 상류층 라이프스타일을 대표하는 이미지를 신흥시장에서도 각인시킨다는 전략 아래 제품 및 서비스 매장 분위기 뿐 아니라 가격도 선진국 수준이거나 오히려 더 높게 책정하고 있다. 가령 미국에서 2,300원인 커피 한잔을 중국에서는 2,600원, 한국에선 3,800원에 파는 식이다.

스페인의 패션 브랜드 ‘자라’는 글로벌 명품의 이미지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신흥시장의 생활수준을 감안, 다소 합리적인 중가 수준의 제품을 내놓아 소비자들에게 대리만족을 제공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자라는 동유럽에서 출발, 브라질과 터키 등 신흥시장을 집중 공략해 현재 63개국에 약 1,000개의 매장을 가진 글로벌 기업으로 부상했다.

국내 대기업들도 신흥시장 쟁탈전에 가세했다. 삼성, LG, 현대차, SK 등 주요 대기업은 기존 선진국 시장 위주의 전략에서 탈피, ‘자원’을 신흥시장에 쏟아 부으며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의 수출이 4년 연속 두 자릿수 증가를 기록하는 호조세를 보이는 것은 1990년대 후반부터 이들 기업이 신흥시장 개척에 과감하게 나선 결실이라고 할 수 있다.

삼성과 LG 등이 중국, 러시아, 인도 등에 리스크를 감수하고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해 확고한 입지를 다져가고 있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특히 삼성은 90년대 후반 러시아 외환위기 속에 재정적 어려움에 빠진 볼쇼이발레단을 후원하는 등 적절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현지에서 좋은 이미지를 쌓을 수 있었다.

■ 면밀한 분석 통해 ‘맞춤 전략’ 펼쳐야

문제는 지금부터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외국 글로벌 기업들의 소극적인 행태로 국내 대기업이 일부 신흥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외국 기업들이 이제 공격적인 행보로 돌변함에 蕙?치열한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안이한 저가제품 전략이나 기존 스타일을 고수했다가는 지금까지의 공든탑이 하루 아침에 무너질 수도 있다. 신흥시장 소비계층에 대한 치밀한 분석을 토대로 개별 기업의 브랜드 및 제품 성격에 맞는, 주도 면밀한 공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삼성경제연구소 남양호 수석연구원은 “각 기업들은 자기 제품이 저가인지, 고가인지, 글로벌 브랜드인지, 로컬 브랜드인지에 따라 적절한 전략을 선택해야 한다”며 “삼성 사례에서 보듯 현지 사회공헌 활동을 마케팅과 인지도 향상에 적극 연계해 우리만의 차별화 전략으로 승부하는 게 중요하다” 고 강조했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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