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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지지 않는 중국 증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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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지지 않는 중국 증시 왜?

입력
2007.09.22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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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증시는 서로 따라가는 습성이 있다. 이른바 '동조화'다. 특히 신흥시장 일수록 은 선진국시장을 추종한다. 국내 투자자들이 새벽부터 가슴을 졸이며 미국 다우존스지수의 등락을 확인하는 것도 모두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유독 글로벌 증시와는 다른 길을 가는 증시도 있다. 바로 중국 증시, 엄격하게 말하면 상해A(상해종합지수)시장이다.

중국 증시는 무풍지대?

멀리 가지 않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정책금리를 0.50%포인트 내린 19일의 경우를 보더라도 중국증시의 '청개구리 행보'는 여실히 드러난다.

이날 우리나라 종합주가지수(코스피)는 3.48%오르며 1,900대를 회복했고, 일본 닛케이 지수도 4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률(3.7%)을 기록했다. 홍콩 증시도 4% 가까이 급등했다. 하지만 중국 증시의 대표 주자격인 상해종합지수는 나홀로 0.55% 떨어졌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 쇼크 때도 마찬가지였다. 사태가 불거진 지난 7월 중순 이후부터 미국 다우지수와 우리나라 코스피 등 세계증시가 심한 조정을 겪는 와중에도, 중국 증시는 오히려 '거침없는 하이킥' 행진을 지속했다.

그렇다면 중국 증시가 독자적 길을 걷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의 독특한 구조에서 답을 찾는다.

중국 증시는 ▦내국인과 일부 외국인만 투자가능한 A시장과 ▦내ㆍ외국인 모두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는 B시장으로 나뉜다. 때문에 A시장은 외부변수에 상대적으로 둔감할 수 밖에 없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로 글로벌 증시가 요동치고 있을 때도 상해A가 상승곡선만을 그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화증권 조현정 연구원은 "2001년부터 2005년까지 5년간의 추세를 보면 글로벌 증시가 전반적인 호조를 보이는 와중에도 중국증시는 나홀로 추락을 했을 정도로 딴 길을 갔다"며 "중국 A시장은 외국인 투자가 엄격히 제한되고 있어서 우리나라처럼 외국자본에 좌지우지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 미국 어딜 따라갈까

결국 중국증시의 향방을 좌우하는 주요 변수는 외부 아닌 내부에 있는 것이다. 기업 실적과 정부정책, 주식수급 정도로 한정된다.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가 올해 들어 급등했던 이유를 경제성장률이 뒷받침되는데다, 주식 물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데서 찾는다.

또 최근 주가가 주춤한 것 역시 물가 상승으로 인한 중국 정부 당국의 긴축 가능성과, 잇따르는 기업공개(IPO)로 물량 부담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한국투자증권 오재열 중화시장 분석팀장은 "중국은 상반기에 11%대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증시가 활황을 겪었다가, 물가 상승으로 인한 긴축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조정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선엽 연구원은 "중국 증시는 투자자가 10억 명에 달하는데도 시가총액이 우리 증시의 2배 정도 밖에 안되기 때문에 주가가 올라갈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하지만 최근 중국 2위 은행인 건설은행과 션화에너지 등이 대규모 기업공개를 진행하면서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증시에 대한 영향력도 달라지는 양상이다. 중국증시의 파급도는 점점 더 커지고, 미국증시의 입김은 갈수록 줄어들 것이다. 다만 시기와 정도에는 시각차가 있다.

조현정 연구원은 "중국 증시가 영향력이 커지려면 자본시장 개방이 선행되어야 한다. 아직까지는 중국 증시의 영향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오재열 팀장은 "우리나라의 수출비중이 이제는 미국보다 중국이 더 높은 만큼 영향력도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형영 기자 promethe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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