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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꾼다-이건 어때요?] "한가위 고속도로, 쾌적·안전하게 달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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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꾼다-이건 어때요?] "한가위 고속도로, 쾌적·안전하게 달리고 싶어요"

입력
2007.09.22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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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다. 비행기나 열차를 이용하는 귀성객들이 많지만, 고속버스족들도 적지 않다. 추석을 맞아 한국일보와 희망제작소의 공동기획 ‘이건 어때요? 시민의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꾼다’에 시민들은 고속버스 화장실 설치를 제안했다. 고속도로 통행료 문제와 명절 기간 교통위반 벌점 가중제 등도 아이디어로 나왔다.

"볼일 급할땐 난감… 버스에 화장실 있었으면"

“고속버스에 화장실을 설치하면 어떨까요.”

광주에 사는 손홍식(58)씨는 지난 구정때 서울에서 친구를 만나고 돌아오는 고속버스 안에서 큰 낭패를 겪었다. 버스 출발 전 화장실을 다녀왔는데도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주거니 받거니 맥주잔을 기울였던 탓인지 화장실 생각이 간절해졌기 때문이다.

식은 땀은 그칠 줄 모르고 눈 앞은 점점 아뜩해 졌다. 급기야 손씨는 더 이상 ‘생리현상’을 참지 못해 버스 기사와 승객들의 양해를 구한 뒤 버스를 정차 시켰고, 돌아오는 내내 불편한 마음이 앞서 좌석은 가시방석이나 다름 없었다.

광주까지는 평소 5시간 정도가 걸려 버스가 2곳의 휴게소에 정차하지만, 명절 등에는 예상치 못한 교통정체가 빚어지기 일쑤여서 도로사정이 여의치 않을 경우 휴게소까지 생리현상을 참아내기란 쉽지 않다.

지금도 당시의 급박했던 기억에 손사래를 치는 그가 최근 희망제작소의 문을 두드렸다. “장거리 버스 여행을 할 때 예측할 수 없는 생리현상으로 난감했던 경험이 있는데, ‘고속버스에 화장실을 설치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손씨는 “어린 아이들이나 속이 안 좋아 멀미를 하는 시민들을 위해서라도 고속버스내 화장실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누구나 긴 여행에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충분히 겪을 수 있어 승객 배려 차원에서도 충분히 시도해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명절 기간 갓길운전 등 불법땐 벌점 두배로"

"명절 기간 중 교통위반 벌점 가중제는 어때요?"

희망제작소 김미란(42ㆍ여) 연구원은 추석연휴때 자가용을 운전해 고향으로 갈 계획이다. 꽉 막힌 교통정체, 지루한 주행시간 등도 그리운 얼굴, 푸근한 고향 내음 생각에 어느덧 즐거운 기다림으로 바뀌곤 한다. 그런데 귀성을 떠올리면 짜증나는 일이 한 가지 있다. 명절 기간 중 많은 운전자들이 교통법규를 밥먹듯이 위반하는데도, 처벌은 평상시와 같다는 생각 때문이다.

김씨는 "누구나 고향에 한시라도 더 빨리 가고 싶은 마음이 왜 없겠냐"면서 "다른 운전자들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새치기, 갓길 운전 등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명절기간 중 불법운전 벌점배가제도(Double Demerit Points Scheme)'를 제안했다.

벌점배가제는 호주에서 운전관련 위반에 관해 금전상의 불이익 및 벌점을 평상시보다 강화하고 있는 제도다. 뉴사우스 웨일즈주의 경우 명절 기간 중 동일한 운전관련법 위반이라도 벌점을 2배로 물리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국제화재단의 '호주 해외우수행정사례'에서 착안해 이를 제안한 김씨는 "물론 처벌만이 능사가 아니지만, 모두가 즐거워야 할 명절에 서로 화내고 상스러운 욕이 오가는 모습은 아이들에게도 부끄러운 일"이라며 "안전하고 질서 있는 교통문화 정착을 위해 벌점배가제를 이번 기회에 충분히 검토해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엉금엉금'저속도로'… 통행요금 할인을"

"비행기와 고속철도(KTX)가 연착하면 할인해 주는데 고속버스는 안되나요?"

꽉 막힌 도로 위에 한번 갇히게 되면 이도 저도 못하는 고립상태에 빠진다. 특히 고속버스는 비교적 정확한 도착시간, 일정시간 지연 후 연착 시 일부 요금 환불규정 등이 있는 비행기나 KTX 등과는 달리 이 같은 '돌발변수'가 상존해 있다. 명절 등 연휴기간에는 상황이 더욱 심각해 진다.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 회사원 정을호(37)씨도 올 추석에 고향인 전북 고창으로 내려갈 일이 까마득하다. 자가용을 이용해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면 평균 3시간 정도 걸리는 길이 명절 기간에는 6시간을 훌쩍 넘기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정씨는 "민족의 대이동이 이뤄지는 명절만이라도 고속도로 통행요금을 할인해 달라"며 희망제작소에 고속도로 통행료 할인을 제안했다. 그는 "우리나라 고속도로는 대부분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된다"며 "고속도로에서 '고속'을 보장 받지 못하면 이용자만 결국 2중으로 돈을 지불하게 돼 이는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통행료 할인방법에 대해서는 "명절 때 톨게이트 최초 진입에서 목적지 도착까지의 주행시간을 체크해 평균 주행시간에서 더 걸린 시간 만큼의 통행료 할인율을 적용하는 시스템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진실희 인턴기자(서강대 신문방송4) 김재욱인턴기자(연세대 사회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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