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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껴간 서브프라임… 한숨 돌린 국내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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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껴간 서브프라임… 한숨 돌린 국내경제

입력
2007.09.20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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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의 깜짝 선물일까, 아니면 일시적으로 고통을 덜어주는 진통제일까.'

예상을 깬 미국의 파격적인 금리 인하로 우리 경제가 모처럼 함박 웃음을 짓고 있다. 회복세에 있는 우리 경제에 중대한 변수가 될 것으로 우려됐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악재가 상당 부분 걷힐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상치를 뛰어넘는 금리 인하는 곧 현재의 상황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반증이다. 단기적으로는 호재일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국내 경제 먹구름 걷히나

이번 금리 인하 조치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비롯된 글로벌 신용 경색 사태에 미국이 강력히 대처하겠다는 의지는 확인됐다. 위기 상황에 대해 미국이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이라는 믿음을 회복했다는 점에서 전 세계적으로 팽배해 있는 불안 심리가 해소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더구나 2005~2006년 취급된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2년 뒤 고정금리에서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금리가 급상승함으로써 부실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상당 부분 걷힐 전망이다.

불안한 행보를 거듭했던 국내 금융시장도 일단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미국 등 전세계 증시가 이날 '버냉키 랠리'를 연출했듯이 국내 증시도 상승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실물 경제에도 긍정적이다. 그 동안 꽁꽁 막혀 있던 국내 기업이나 은행들의 해외자금조달도 서서히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연구위원은 "해외 자금 조달 비용이 급격히 낮아지지는 않겠지만 완화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나라 기업들의 위험 프리미엄이 서서히 낮아지고, 극단적인 안전자산 선호 현상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에 따른 달러화 약세로 수출 기업들의 채산성이 떨어지는 부작용은 불가피하지만, 미국 경제가 회복세를 탈 경우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에도 결코 나쁘지 않다는 시각이 많다.

장기적인 악재?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시장의 기대를 '120% 충족'시켰지만 이것이 도리어 중장기적인 악재가 될 수 있다는 경고도 제기되고 있다. 현 상태를 유지한다면 경기가 급속히 악화될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에 미국 통화당국이 사실상 동의를 한 셈이기 때문이다. 당장은 시장이 환호하고 있지만, 냉정을 되찾고 나면 심리적 불안감이 더욱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가까스로 회복 국면에 접어든 우리 경제도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원ㆍ달러 환율 하락(원화 강세)에다 미국 경제의 침체까지 겹치며 당장 수출이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국내 기업들의 해외자금 조달 어려움도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

금융연구원 하준경 연구위원은 "이번 금리 인하 조치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지만, 만약 미국 경기 하락을 인정하는 조치로 시장이 해석을 하는 경우 장기적으로는 우리 경제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국은 크게 걱정할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임영록 재정경제부 제2차관은 "환율 변동성이 확대된 측면이 있지만 과거와 같은 원화 강세가 지속적으로 유지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당분간 달러화 약세가 계속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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