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 경선 시작 때만해도 늘 북적댔던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대선캠프는 18일 한산했다. 지난 주말 대통합민주신당 경선 개막 4연패의 충격 후 관계자들이 대부분 광주ㆍ전남으로 내려간 때문이다.
캠프는 지금 초비상이다. 한 곳도 1위를 차지 못한 현실에 "이러다 정말 대통합민주신당 경선 불쏘시개밖에 되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위기감이 캠프를 무겁게 누르고 있다.
손 지사측도 초반 경선전략의 실패를 인정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려 대세론에 너무 기댔고, 예비경선의 박빙 1위가 경고의 신호였음에도 안주했다는 인식이다.
당 안팎에서 국민경선의 낮은 투표율과 조직 동원선거 우려가 많았지만 "유권자들은 본선경쟁력으로 후보를 선택할 것"이라며 선거의 기본인 조직력 확보에도 힘을 쏟지 못했다.
손 전 지사측은 광주ㆍ전남 경선에 '올인'을 선언했다. 캠프 고위 관계자는 "광주ㆍ전남에서 이기지 못하면 모든 것이 끝장"이라며 배수의 진을 쳤다.
손 전 지사도 이날 대전 TV토론을 마친 뒤 곧바로 광주로 달려갔다. "신당이 80년 광주에 갇혀서는 안 된다'는 발언을 사과했음은 물론이다. 유세 일정도 조정했다. 광주ㆍ전남 경선이 개최되는 29일까지는 아예 이 지역에 상주하다시피 하며 호남 민심에 읍소하기로 했다.
손 전 지사는 앞서 충북ㆍ강원 경선 투표일인 16일 광주 무등산을 찾았고, 다음날엔 인천공항에 나가 호남의 맹주로 방미에 나선 김대중 전 대통령을 환송했다. 캠프도 팀별 핵심요원을 제외하곤 모두 광주ㆍ전남, 부산ㆍ경남으로 나눠 내려보냈다.
문제는 광주ㆍ전남 역시 녹록치 않다는 점이다. 민심을 공략하기엔 시간이 모자라고, 지지율을 끌어올릴 조직적 뒷받침이 절대 부족하다. 광주ㆍ전남은 선거인단 모집이 끝났고, 상대적으로 다른 진영에선 선거인단에 지지세력을 대거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그 동안 손 전지사의 최대 무기였던 대중지지도마저 최근 일부 언론의 조사 결과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에게 역전됐다는 소식까지 들린다.
손 전 지사가 한나라당 탈당까지 감행하며 되살려낸 '대권 불꽃'이 스러질지 모르는 사면초가의 위기에서 벗어날 지 주목된다.
권혁범 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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