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사업가 박병준(73)씨가 19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발전기금 1,000만 달러(약 94억원)를 기부했다. 해외교포가 모국에 기부한 기금 중 역대 최고액이다.
박씨는 “KAIST는 뛰어난 인재들이 모인 우수 학교인데도 미국 톱 대학에 비해 재정지원이 부족하다”며 “KAIST를 세계 최고로 만들겠다는 서남표 총장의 비전에 감명 받아 기부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서남표(71) 총장의 중학교,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선배로 두 사람은 50여년간 친분을 이어왔다.
1950년대 중반 서울대 섬유공학과 재학 중 미국으로 건너간 박씨는 MIT에서 석사, 영국 리즈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과학기술경영인이다. 1986년 제품안전성실험평가연구소(MTL)를 설립해 2001년 세계적인 품질ㆍ안전성 검사 회사인 프랑스 뷰로 베리타(Bureau Veritas)에 매각했다.
박씨는 현재 뷰로 베리타의 특별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2월 KAIST 명예공학박사학위를 받은 뒤 초빙특훈교수와 총장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박씨의 기부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춘천해양장학재단(11억원)과 서울대 공대 연구석좌직(10억원), 서울사대부고 장학재단(5억원) 등에 거금을 쾌척했으며 MIT에 100만 달러 등 미국의 대학과 연구기관에도 수백만 달러를 내놓았다. 이번 KAIST 기부액을 포함, 지금까지 약 2,000만 달러(약 188억원)를 기부했다.
KAIST는 박씨의 뜻에 따라 기부금을 분야간 융합연구를 위해 추진 중인 ‘KAIST 연구원’(KAIST Institute) 건립에 사용하고 이 건물을 박씨 부부의 이름은 따 ‘박병준-홍정희 KI빌딩’으로 명명할 계획이다.
대전=전성우기자 swch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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