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는 18일 태풍 '나리'로 최악의 피해를 본 제주를 방문해 피해 복구 활동을 벌였다. 이 후보는 당초 이날 충남 예산 수덕사 법장스님 2주기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태풍 피해의 심각성을 감안해 긴급히 일정을 제주로 바꿨다.
이 후보는 피해 현장을 둘러보며 "이건 재난이 아니라 재앙"이라고 혀를 차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어떤 할머니는 목까지 물이 차서 매달려있다가 소방관이 구해줘 겨우 살았다고 한다. 이렇게 짧은 시간에 벌어진 큰 재난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우선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옮겨 살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추석을 앞두고 이런 일이 벌어져 주민들의 상심이 크겠지만 용기를 갖고 찾아오는 아들, 딸들을 맞이하시면 좋겠다"고 위로했다.
이 후보는 특히 특별재난지역 선포 여부에 대해 "현장에 와 보면 당연히 재난지역으로 선포돼야 할 것으로 생각할 것"이라며 "한 지역에 이렇게 한꺼번에 큰 피해를 본 적이 없어 재난지역 선포가 무난하리라 본다.
빨리 대책을 세워서 주민들 걱정을 덜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또 "세금은 이럴 때 쓰는 게 잘 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한나라당도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날 피해 현장에서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던 군인, 경찰, 자원봉사자 등과 함께 물에 젖은 가재도구를 들어냈다. 또 직접 삽을 들고 진흙을 퍼내며 50여분간 쉬지않고 진흙 범벅 속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이 후보는 피해 가정 여러 곳을 둘러보며 주민들을 일일이 위로했다.
한편, 이 후보는 19일 후보 당선 이후 처음으로 TV연설을 통해 집권 비전 등을 제시할 예정이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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