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니 지키주도 되나?” “믓땜에(뭣 때문에)?”
첫사랑을 겪어본 사람의 가슴 한편엔 이런 풋내 나는 대화가 담겨 있을 것이다. 영원할 줄 알았지만 너무나 짧았던, 날카로운 유리파편 같은 아련한 추억. <사랑> 은 그런 첫사랑의 흔적 속으로 관객을 안내한다. 그리고 거기서 ‘영원한 약속’을 지키는 우직한 남자를 목격케 한다. 사랑>
사랑이 죽을 때까지 변치 않을 수 있을까. 이 영화는 당황스러울 만큼 당당히 ‘그렇다’고 얘기한다. 그래서 영화 속에서 연인을 위한 인호의 마지막 발돋움은, 멜로에서 판타지로 건너 뛰는 도약일 수도 있다. 곽경택 감독은, 말하자면 그런 순수한 사랑에 대한 확신범이다.
영화의 매력은 역시 사내의 결이 살아 있는 투박하고 거친 미장센. 날 것 그대로의 거칠고 투박한 화면 속에, 사랑의 추억이 신기루처럼 흔들린다. 영화적으로 부쩍 성장한 세 배우(주진모, 박시연, 김민준)의 연기도 곽 감독의 거친 터치를 담아내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20일 개봉. 15세 관람가.
유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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