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ㆍ기아자동차 그룹이 전사적으로 마케팅 전략을 집중하고 있는 유럽 시장에서 역주행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1~8월 유럽 28개국에서 2006년 동기 대비 6.4% 감소한 총 21만 대를 판매, 시장 점유율이 2.1%에서 1.9%로 줄어들었다. 기아차 판매량 역시 전년 동기보다 5.4% 감소한 15만대로 점유율이 2.4%에서 1.4%로 1.0%포인트나 급락했다.
유럽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차의 부진은 다소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현대차가 디자인연구소를 포함한 유럽본부를 개설하는 등 유럽 시장에서의 인지도 향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기아차가 유럽 시장을 겨냥해 수년간 공을 들여 개발한 해치백 모델 '씨드'의 투입에도 불구, 판매 실적이 신통치 않아 충격이 더욱 크다.
씨드의 경우 생산 공장이 위치한 슬로바키아, 체코, 폴란드 등 중동부 유럽 일부 국가를 제외하곤 판매 실적이 영 좋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기아차가 폴크스바겐의 '골프'를 타깃으로 유럽 시장에 의욕적으로 씨드를 선보였지만, 지금 추세로는 골프 타도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도요타(64만7,473대ㆍ5%), 피아트(67만1,089대ㆍ7.7%), BMW(45만2,414대ㆍ4.9%)등 경쟁 업체들은 같은 기간 높은 성장세를 보여 대조적이다.
기아차는 이 같은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최근 벨기에 시장의 AS 기간을 기존 5년에서 7년으로 연장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씨드가 아직 출시 초기 단계여서 고전하고 있지만, 조만간 탄력을 받으면 실적이 반등할 수 있다"며 "유럽 시장에 맞춘 신차 출시와 마케팅 전략으로 판매량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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