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신정아씨 영장 기각/ 김정중 영장전담 판사 문답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신정아씨 영장 기각/ 김정중 영장전담 판사 문답

입력
2007.09.20 00:07
0 0

김정중(41) 서울서부지법 영장전담 판사는 18일 검찰이 학력 위조 파문을 일으킨 신정아(35)씨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뒤 “신씨가 유명인이 아니고 사건이 일반적인 사건이라면 과연 구속영장이 발부될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김 판사는 신씨가 풀려날 경우 변양균(58)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 관련자들과 증거 인멸을 시도할 우려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판단의 대상이 되지 않는 혐의를 두고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하는 것은 막연한 판단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김 판사는 서울대 사법학과를 졸업하고 1994년 36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서울지법, 춘천지법 강릉지원, 서울행정법원 판사를 거쳐 지난해 2월부터 서울서부지법에서 근무 중이다. 법원 내에서는 여론 등에 휘둘리지 않고 법 논리와 소신에 따라 판결하는 원칙주의자로 통한다.

_구속영장을 기각한 근거는.

“영장에 적시된 사문서 위조 및 행사, 업무방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등에 대한 증거와 증인이 충분히 확보돼 있어 증거를 없애거나 달아날 우려는 없다고 판단했다. 불구속 수사 원칙에 입각해 구속 요건은 충분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영장 청구 혐의 내용으로만 보면 구속 요건을 갖추지 않았다고 보여진다.”

_신씨가 변 전 실장 등 사건 관련자들과 입을 맞추는 등 증거 인멸 우려가 있는 것 아닌가.

“언론에 막연히 보도돼 있는 혐의를 염려해서 여러 관련자들과 입을 맞추거나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판단의 대상이 되지 않는 혐의를 두고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하는 것은 막연한 판단일 뿐이다.”

_학력 위조를 은폐하다가 미국으로 도주한 것 아닌가.

“미국으로 출국했을 때는 고소나 소환 등 수사가 개시되기 이전이다. 따라서 사건 혐의 때문에 도주했다고 볼 수 없다. 신씨는 자진 귀국해 조사에 응했고, 초범이다. 또 이 사건 혐의 가운데 업무방해는 대학측이 교수 또는 시간강사를 임용하는 과정에서 신청자의 학력 검증을 철저히 하지 못한 때문이기도 하다. 이 사건을 계기로 소위 학력 위조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고, 신씨도 유명인이 돼 버렸다. 학력 위조가 사회문제가 되기 전에 일반인이 사문서 위조 및 행사, 업무방해 등으로 영장이 청구됐다면 과연 구속영장이 발부될 수 있겠는가.”

_검찰이 추가 혐의를 참고자료로 제출했다는데.

“영장에 적시해야 한다. 추가로 제기된 혐의 사실을 특정하고 소명 자료를 갖춰 영장이 재청구된다면 그 때 다시 판단할 것이다. 추가 혐의 부분이 대강 이런 것이라고만 해서는 안 된다. 구체적으로 언제 어디서 어떤 혐의를 했다는 식으로 혐의 사실을 특정하고 영장을 청구해야 한다. 정식으로 적시하지 않고 참고자료 형태로 혐의를 붙인 뒤 그 부분까지 판단해 달라고 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

전성철 기자 foryou@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