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최고의 '유럽통'으로 꼽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한ㆍ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조 회장은 이희범 무역협회장, 이윤호 전국경제인 연합회 부회장 등 국내 기업인 30여명으로 구성된 한ㆍEU FTA 체결지원사절단의 일원으로 한ㆍEU FTA 3차 협상이 진행 중인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 중이다.
조 회장은 17일(현지시각) 본지 기자와 단독으로 만나 "한ㆍEU FTA 협상이 본격화하고 있는데도 국민들 관심이 생각보다 높지 않아 걱정"이라며 "한진그룹의 주력인 항공 분야는 이번 FTA 협상과 직접적 연관이 없지만, 국익 차원에서 협상의 중요성을 유럽 주요 인사들에게 홍보하기 위해 사절단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이희범 무역협회장이 "당초 지난 2차 협상 때 민간 FTA 체결지원단이 유럽에 올 예정이었으나, 유럽 여러 나라에 두터운 인맥을 가진 조 회장이 동계올림픽 유치 지원을 위해 과테말라에 가야 해 어쩔 수 없이 방문을 3차 협상으로 연기했다"고 말할 정도로 이번 사절단에서 조 회장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조 회장은 2004년 프랑스 정부가 민간인에게 주는 최고 등급인 레종 도뇌르 코망되르 훈장을 받을 만큼 프랑스와 인연이 깊다. 당시 프랑스의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은 "조 회장은 양국 간 활발한 항공 분야 교류는 물론, 한ㆍ불 최고경영자클럽 회장을 맡아 경제교류 증진에도 남다른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 회장은 "2차 협상 때는 프랑스가 정권 교체에 따른 혼란이 계속되는 시기여서 지원단이 왔더라도 큰 효과를 보지 못했을 텐데, 이제 어느 정도 정리된 상태라 본격적인 한ㆍ EU FTA 지원 활동에 나설 수 있게 됐다"며 의욕을 보였다.
조 회장은 브뤼셀에 오기 전 EU 주도국 중 하나인 프랑스를 방문해 그곳 경제인들과 함께 "한ㆍEU FTA 협상 타결을 양국 기업들이 적극 지지한다"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조 회장은 "이번 협상에서 EU 국가들의 관심은 유형의 상품보다 지적재산권이나 서비스 분야 등 자신들이 앞서있는 무형 재화의 장벽 철폐에 있을 것"이라며 "제조업 분야가 우위인 우리나라로서는 절대로 유리한 협상인 만큼 조기 타결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뤼셀=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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