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가정용 게임기의 왕좌를 둘러싸고 일본 소니와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MS)가 도쿄에서 격돌한다.
미국 E3, 영국 ECTS와 함께 세계 3대 게임 박람회로 꼽히는 ‘도쿄게임쇼 2007’이 20~23일 일본 도쿄의 마쿠하리멧세 전시장에서 열린다. 올해 11회째인 이번 게임쇼에는 미국 일본 한국 캐나다 대만 등 전세계 171개 게임관련 업체가 참가해 미래의 게임을 공개한다.
올해 도쿄게임쇼의 특징은 차세대 게임기인 MS의 ‘엑스박스360’과 소니 ‘플레이스테이션(PS)3’가 펼치는 미ㆍ일 게임 대결이다. 2005년 11월에 나온 엑스박스360보다 1년이나 늦은 2006년 11월 출시된 PS3는 이렇다 할 대작 게임들을 많이 내놓지 못해서 판매대수가 500만대로 엑스박스360(1,000만대)보다 절반이나 뒤쳐졌다. 소니는 이를 만회하고자 이번에 게임 개발사들을 동원, 40여개의 신작 게임들을 쏟아낸다. 특히 실제 자동차들을 그대로 재현한 경주 게임 ‘그란투리스모5’, 액션게임 ‘데빌메이크라이4’와 ‘진 삼국무쌍5’ 등 기대작을 처음 공개한다.
이에 뒤질세라 MS도 엑스박스360용 대작 20여 편을 공개해 맞불을 놓은 예정이다. 특히 액션 게임 ‘닌자 가이덴2’와 ‘로스트 오딧세이’, 한국 게임개발사 블루사이드가 만든 ‘킹덤 언더 파이어 서클 오브 둠’과 실제 전투기들이 그대로 등장하는 ‘에이스컴뱃6’, 축구게임 ‘위닝일레븐 프로에볼루션 사커 2008’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에이스컴뱃6’와 ‘위닝일레븐 프로에볼루션 사커 2008’은 전통적인 PS용 게임이었으나, 이번에 엑스박스360 진영으로 넘어와 관심을 끌고 있다.
국내 업체로는 넥슨이 2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베일에 쌓여있는 몇 종의 게임을 깜짝 공개한다. 보안업체 안철수연구소는 온라인게임 보안용 솔루션인 ‘핵쉴드 프로’를 내놓는다.
핵쉴드 프로는 온라인게임 이용자들이 게임용 아이템 등을 도난 당하는 일 없이 안전하게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미 동남아 등지에 보급돼 600만명이 사용하고 있으나, 일본의 경우 최근 온라인게임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어 뒤늦게 소개된다.
하지만 이번 전시회는 가정용 게임기 ‘위’로 돌풍을 일으킨 일본 닌텐도와 한국의 온라인게임 업체들이 대거 불참해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
닌텐도는 ‘닌텐도 스페이스월드’ 등 자체 행사를 준비하며 게임쇼 참가를 거부했고, 국내 온라인게임 업체들은 가정용 게임기 위주로 진행되는 대회 성격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참했다.
이처럼 참가업체들이 줄어들자 주최 측인 일본컴퓨터엔터테인먼트협회(CESA)는 예년과 달리 ‘도쿄 국제애니메이션페어’ ‘도쿄 국제영화제’와 묶어서 ‘저팬 국제 콘텐츠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으로 대회 성격을 확대했다.
또 업체들의 게임수출 협상을 위한 ‘비즈니스 데이’를 하루에서 이틀로 늘려 미국 E3, 영국 ECTS처럼 일반인보다 게임개발사, 유통업체들을 겨냥했다.
데이비드 리 넥슨재팬 대표는 “게임 이용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최신 동향 등을 쉽고 편하게 알 수 있다 보니 도쿄게임쇼에 대한 기대와 위상이 예전만 못해 비즈니스 행사로 바뀌고 있다”며 “한국의 게임박람회인 지스타도 이런 변화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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