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출두) 시기를 조율하냐. 검찰에서 들어오라고 했으니 들어갔지."
변양균(58)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변호인인 김영진 변호사는 17일 서울 서초동 사무실 앞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다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변 전 실장과 신정아(35)씨 측이 소환 시기를 조율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꾸할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변 전 실장의 재소환 시기와 혐의를 묻자 "검찰에 물어볼 것을 왜 나한테 물어보냐"며 답답하다는 표정까지 지었다. 또 옆방의 박종록 변호사에게 신씨를 소개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가 기자들을 '까칠하게' 응대한 이유는 이날 새벽 벌어진 '야간 추격전' 때문으로 보인다.
새벽 1시께 변 전 실장이 검찰 조사를 마치고 택시를 타자 언론사 차량들이 인터뷰를 위해 변 전 실장을 따라 붙었고, 변 전 실장은 서울역 주변을 돌다 삼각지역 인근에 대기 중이던 김 변호사 소유 차량으로 갈아 타고 과천 방면으로 사라졌다. 김 변호사는 추격전을 언급하며 "변 전 실장의 차를 한참 따라가는 등의 비신사적 취재는 삼가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신씨 변호를 맡은 박 변호사는 이날 사무실에 나타나지 않았다. 신씨가 검찰 조사를 받고 있기 때문에 신씨와 함께 검찰청사에 머물며 조언해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변 전 실장과 신씨를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에서 근무한데다 사무실까지 이웃 해 있어 주목 받았던 두 변호사는 각각 당대 최고의 '거물급 사기범' 변호를 맡은 적이 있다.
박 변호사는 줄기세포 논문조작 사건 당시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변호인이었으며, 김 변호사는 지난해 서울동부지검의 제이유그룹 수사 당시 주수도 전 회장의 핵심 변호인 중 한 명이었다. 두 변호사 모두 변 전 실장과 같이 불교 신자로 알려졌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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