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 대통합민주신당의 '反국민 경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 대통합민주신당의 '反국민 경선'

입력
2007.09.18 00:06
0 0

대통합민주신당 경선 첫 4연전이 끝났다. 오랫동안 여론조사에서 1위를 지켜 온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에게 큰 차이를 보이며 2위로 밀려났다. 작지 않은 사건일 터인데도 신당 내부에서조차 놀라기보다 예상했다는 반응이 많다.

경선결과가 국민 다수의 의사를 반영한 여론조사와 크게 다르게 나타난 이유는 간단하다. 첫 4연전의 전체 투표율은 19.7%에 불과했으니 선거인단 등록 당시부터 논란을 빚은 '동원 능력'이 초반 판세를 가를 수밖에 없었다.

16일의 충북 경선에서는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한 의원의 지역구에서 '동원된' 선거인단이 전체 투표자의 40%를 넘었다니, 애초에 공정 경선과는 거리가 멀었다. '국민경선'이라는 미명이 무색해진 것은 물론이고, 국민 의사와 전혀 다른 '반(反) 국민경선'이 되고 말았다.

신당은 2002년 민주당 경선 때의 투표율과 비교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추첨을 통해 선거인단을 압축했던 당시와 달리 등록 선거인단 모두가 그대로 실제 선거인단이 된 결과 불가피하게 참여율이 낮아졌다는 것이다. 신정아씨 사건 등이 국민의 관심을 빼앗아갔다고 원망하기도 한다. 그러나 모든 것은 스스로의 책임일 뿐이다.

울산의 선거인단이 전체 유권자의 11.8%나 될 만큼 각 경선후보 진영이 선거인단을 마구잡이로 긁어 모았고, 예비경선 당시 25%나 됐던 '유령 선거인단'이 제대로 제거됐는지도 의문이다.

더욱 한심한 것은 지역별 선거인단과 실제 유권자 분포의 편차다. 유권자가 4%도 안 되는 전북이 선거인단의 14% 이상을 차지하고, 호남 선거인단(31.1%)이 수도권(30.6%)보다 많다.

'국민경선'의 미명에 먹칠을 하는 이런 문제가 일찌감치 지적됐지만, 지역별 유권자 분포를 반영하거나 투표결과에 지역별 가중치를 주는 등의 노력을 아예 포기했다.

그런 판이니 "당 의장 뽑는 거냐"는 볼멘소리에 그치지 않고, 불투명 경선으로 선출될 후보의 정당성 논란까지 예상된다. 언제까지 이런 '반국민 경선'을 두고 보려는 것인가.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