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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무대다] (36) '세원셀론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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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무대다] (36) '세원셀론텍'

입력
2007.09.18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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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외과 전문의로 카톨릭의대 교수 출신인 장정호(42ㆍ현 세원셀론텍㈜ 회장) 박사가 2000년 설립한 의료 벤처기업 ㈜셀론텍. 이 회사는 아시아에서 최초이고 세계에서는 두번째로 환자의 세포로 연골세포를 재생시키는 ‘콘드론’을 개발했다.

이 약은 2001년 제1호 생명공학의약품으로 선정됐다. 2003년에는 세계 최초로 성인 골수에서 뼈세포를 증식 분화한 자기유래 뼈세포 치료제 ‘오스템’의 상업화에 성공했다.

하지만 장 교수에게는 고민이 있었다. 이 획기적인 의약품을 상용화하고 전세계에 수출하는 데는 ‘생명공학’ 기술만으로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34년의 전통을 가진 화공 플랜트 설비업체인 세원E&T㈜를 인수하기에 이르렀고, 2005년 8월 세원셀론텍㈜을 탄생시켰다.

■ ‘생명공학+플랜트’의 시너지 효과

세포와 시멘트의 조합만큼이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인수 합병은 대성공이었다.

콘드론 같은 세포치료제는 일반 의약품처럼 공장에서 찍어내 수출할 수가 없다. 우선 환자의 세포를 떼어내 배양한 뒤 다시 환자에게 주입해서 연골조직을 만드는 맞춤형 기술이 전제가 되야 한다. 일반인보다 병원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현재 국내 280여 개 병원에 판매하는 등 성능을 인정 받고 있다. 그러나 해외수출은 힘들었다. 해외 환자의 세포를 떼어다가 국내로 들여와 배양하는 데 어려움이 따랐다.

이에 따라 세원셀론텍은 일종의 작은 랩(lab)들을 만들어 전세계 의료진에게 수출하는 전략을 세웠다. 세포치료제 생산에 필요한 설비ㆍ장비ㆍ기술ㆍ원부자재 등을 종합세트로 만들어 파는 것이다.

일명 개인맞춤 재생의료시스템인 RMS(Regenerative Medical System). 관절염 골절 골괴사 유방재건 장기재생 등 세원셀론텍이 개발한 관련 재생의료기술이 모두 담겨 있다. 조그마한 병원, 종합병원 등에 맞춰 7평에서 40평대에 이르기까지 RMS의 크기와 종류도 다양하다.

실력을 갖춘 생명공학업체가 기술을 뒷받침해 줄 플랜트ㆍ엔지니어링 업체를 만나면서 날개를 단 것이다. 물론 의료기반이 약해 기술을 전수하기가 어려운 국가에는 국내 의사가 직접 가서 연골세포치료제를 시술해주기도 한다.

지난해부터 인도 폴란드 말레이시아 영국 중국 네덜란드 태국 등 10여 개 국가에 RMS 수출계약을 잇따라 성사시켰다. 세원셀론텍 관계자는 “영국의 한 병원은 세원셀론텍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해 기존에 쓰던 세포치료제를 우리 제품으로 바꾸기도 했다”고 말했다.

■ 생명공학의약품 개발의 선구자

세원셀론텍의 생명공학의약품 개발은 끊임 없이 이어지고 있다. 회장인 장정호 박사가 지휘하는 서울 성수동 연구소는 그 요람이다.

국내에서 ‘세포치료제’라는 말을 가장 먼저 썼고, 심지어 세포치료제 임상기준 가이드라인이 없던데 정부에 관련기준을 만들게 하기도 했다.

콘드론은 2003년 대한민국기술대상에서 산업자원부장관상(은상)을 수상했고, 오스템은 그 해 산업자원부에서 선정하는 차세대세계일류상품으로 뽑히기도 했다. 제품은 이뿐만 아니다. 개인맞춤형 골다공증 치료제 ‘오스테오폰’, 유방암으로 인한 유방재건 및 성형에 사용되는 개인맞춤형 지방세포치료제 ‘아디폼’도 있다.

그 동안 1g에 200만원을 주고 일본에서 수입했던 콜라겐의 원천기술 개발에도 성공했다. 이를 이용한 화장품과 의약제재도 잇따라 개발했다. 피부 재생용 고보습 콜라겐 화장품 ‘노보스트라타’, 면역반응을 최소화한 원료용 고순도 콜라겐 제재 ‘아텔로콜라겐’, 주름 개선제 ‘테라필’, 지혈과 상처치유를 위한 스폰지 형태의 콜라겐 바이오 드레싱 제재인 ‘테라폼’, 약물 전달체계를 위한 생체적합성 젤타입 콜라겐 ‘테라젤’ 등이 있다.

■ 2010년 바이오관련 매출 50% 목표

생명공학업체로 거듭나고 있지만 인수합병이 있기 전 세원E&T가 가지고 있던 플랜트기기(PE)와 유공압기기 같은 전통 중공업 사업도 세원셀론텍의 주요 사업이다. 현재 종업원 500여명 중 350명은 중공업에, 150명이 바이오 사업에 종사하고 있다. 연간 매출의 88~90%가 중공업 매출이며, 나머지가 바이오 관련 매출이다.

세원셀론텍은 최근 7년간 세계 50여 개국의 대규모 국영석유회사, 화학회사, 건설회사에 1,500개가 넘는 대형기기를 제작ㆍ수출했다. 세원셀론텍은 두 사업 중 어느 부분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고 규정하지 않는다. 박헌강 대표는 “바이오 분야는 앞으로 비약적인 발전이 있을 분야고, 플랜트 분야는 꾸준히 성장하는 분야”라며 “2010년에는 두 분야의 매출이 50대 50이 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 대기업 계열사에서 생명공학업체로 거듭나기까지

세원셀론텍의 뿌리는 대상그룹과 닿아 있다. 1971년 미원그룹(현 대상그룹) 계열사인 미원중기㈜로 창립돼 세원중공업㈜, 세원E&T로 이름을 바꿨다. 2005년 세원E&T가 셀론텍에 인수되기 전까지 임성욱 세원그룹 회장이 대주주였다. 임성욱 회장은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동생이다. 2005년 8월 세원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였던 메사F&D가 보유중인 세원E&T 지분(32.33%)을 모두 셀론텍에 매각하면서 대상그룹과의 인연은 완전히 끝이 났다.

■ 전문 경영인, 박헌강 대표 "바이오와 중공업의 만남, 이렇게 조화로운지 몰랐다"

세원셀론텍㈜은 소유와 경영이 효과적으로 분리된 회사다.

정형외과 전문의에서 재생의학 사업가로 변신한 장정호 회장은 세계시장 개척에 필요한 적임자가 필요했다. 이에 따라 올해 3월 개최된 이사회에서 세원셀론텍㈜의 세계 진출 청사진을 이끌 전문 경영인으로 박헌강(사진ㆍ61) 대표이사(부회장)가 선임됐다. 박 대표 영입으로 장 회장은 경영일선에 물러나 전공인 바이오 분야의 연구개발에 매진할 수 있게 돼 1석2조의 효과를 얻었다.

박 대표는 미원 미국 현지법인 대표와 세원중공업 대표이사 등을 두루 거친 전문 경영인이다. 그러나 세원셀론텍의 대표로 복귀한 뒤에는 이전에는 전혀 몸담아 본적이 없는 바이오 산업도 책임지고 있다.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박 대표는 "바이오와 중공업이 이렇게 조화로운 것인지는 몰랐다"며 "해외시장 진출이라는 점에서는 중공업 사업과 바이오 산업을 구분할 필요가 없다"고 대답했다.

실제 박 대표는 2005년 카자흐스탄 합작법인 및 중국 현지법인의 성공적인 설립을 주도하며, 중공업 분야에서 시장개척 능력을 인정 받았다. 그는 생명공학 분야에서 해외시장 진출의 중요성도 줄곧 강조했다. 박 대표는 "세포치료 등에 의한 재생의학시장은 비만 등으로 관절부분 치료 수요가 많은 해외가 국내보다 시장규모가 월등히 크다"며 "세계시장 진출에 중점을 두는 것도 이 같은 이유"라고 말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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