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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라운지] 윤석민 "처음엔 미치는 줄… 좋은 날 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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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라운지] 윤석민 "처음엔 미치는 줄… 좋은 날 오겠죠"

입력
2007.09.18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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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차세대 에이스’ 윤석민(21). 최고구속 150㎞의 강속구에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투심패스트볼 등 다양한 변화구를 갖춘 윤석민은 시즌 전 15승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 17일 현재 승수는 7개인 반면 패수는 그보다 10개가 많은 17패나 된다. 17패는 올 시즌 최다이자 역대 한 시즌 개인 최다패 공동 7위에 해당한다. 공교로운 것은 올해까지 프로야구 26년 동안 한 시즌에 15패 이상을 기록한 투수 중 윤석민이 ‘최연소’라는 점이다. 팬들로부터 “안쓰러워서 ‘석민 어린이’를 못 보겠다”는 동정을 받는 윤석민은 어떤 기분일까.

미치는 줄 알았어요

윤석민은 총 27번 등판해서 7승17패 평균자책점 3.66을 올렸다. 선발 25번 가운데에는 14번 퀄리티 스타트(QSㆍ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고, 이 때 성적은 7승6패였다. 4월6일 잠실 LG전에서는 6과3분의1이닝 1실점(비자책), 4월17일 인천 SK전 7이닝 1실점(비자책), 5월2일 부산 롯데전 6과3분의1이닝 1실점, 5월13일 광주 SK전 9이닝 2실점으로 기가 막히게 잘 던지고도 패전투수가 됐다. 이 4경기에서만 승리투수가 됐어도 윤석민의 성적은 11승 13패다.

“잘 던지고도 질 때는 미칠 것만 같더라고요. 처음에는 타자들이 너무 원망스러웠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런 감정은 누그러졌습니다. 제가 더 잘 던졌더라면 최소한 패전은 안 먹었을 것 아니에요?”

알수록 어려워요

윤석민은 지난 2년간 불펜투수로 나가 8승 10패 26세이브 평균자책점 3.22의 수준급 성적을 냈다. “지난 2년간은 아무 생각 없이 던졌어요. 제 공을 믿고 칠 테면 치라는 식이었죠. 근데 선발로 나가면서부터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너무 완벽하게 던지려 했던 것이 오히려 독이 됐습니다.”

14번 QS가 말해주듯 윤석민은 잘 던졌다. 그렇지만 한 순간에 대량실점을 했다는 아쉬움도 남았다. 위기관리능력 부족이라는 지적도 이 때문이다. “한 시즌 선발로 나간다는 것은 강한 체력과 정신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알수록 어려운 게 야구 같아요.”

아킬레스건이 아킬레스건

사실 윤석민은 양쪽 아킬레스건이 모두 좋지 않다. 아킬레스건이 아프다 보니 러닝이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러닝 부족은 밸런스 난조와 함께 팔에만 의존하는 투구를 이어졌다. 윤석민은 시즌 후 만사 제쳐두고 아킬레스건 치료부터 받을 계획이다. 수술을 할지, 약물치료를 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올 시즌 최다패 투수로 남겠지만 그런 것은 상관 없습니다. 내년에는 정말 잘할 자신이 있으니까요. 올해의 경험도 분명히 힘이 될 겁니다. 올해는 팬을 뵐 면목이 없지만 내년엔 15승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윤석민의 움푹 팬 보조개에 힘이 들어갔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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