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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솔로이스츠 상임작곡가 선정 최명훈씨/ "한국을 본거지로 하면서 세계무대서 활동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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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솔로이스츠 상임작곡가 선정 최명훈씨/ "한국을 본거지로 하면서 세계무대서 활동하고 싶어"

입력
2007.09.18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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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작곡가 최명훈(33)씨가 다음달 창단되는 실내악 앙상블 금호아시아나솔로이스츠의 상임 작곡가로 선정됐다. 최근 금호아시아나재단이 실시한 공모에서 만장일치로 뽑힌 최씨는 피아니스트 김선욱과 손열음,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와 이유라 등 쟁쟁한 20대 연주자로 구성된 이 앙상블을 통해 1년간 신작을 발표하게 된다.

최씨는 국제윤이상음악상에서도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최종 결선에 올랐다. 입상은 못했지만 음악상 운영위원이자 국제윤이상협회 회장인 볼프강 슈파러의 추천으로 다음달 독일 하노버에서 무지카 비바 앙상블이 그의 출품작 <사무다야> 를 연주한다.

경원대와 한국예술종합학교를 거쳐 독일 브레멘 국립예술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최씨는 이미 세계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작곡가다.

25세 때 역대 최연소로 안익태 작곡상 대상을 받은 것을 비롯해 국내 작곡 콩쿠르를 휩쓴 뒤 전(全)독일 음대 콩쿠르와 다름슈타트 음악제, 일본 다케후 국제음악제 등에서도 잇달아 수상했다. 지난해에는 정몽헌 회장의 자살을 소재로 한 오페라 <살다보면(unterwegs)> 을 독일에서 올려 호평을 받기도 했다.

그는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두 작곡가, 윤이상과 박영희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 “윤이상 선생과 영적으로 연결된 느낌”이라는 최씨는 윤이상이 죽던 밤, 밀림 같은 해바라기 숲에서 가장 굵고 큰 해바라기의 목이 부러지고 먹구름이 몰려오는 꿈을 꿨다.

다음날 아침 뉴스에서 윤이상의 사망 소식을 접한 그는 윤이상을 위한 현악4중주 <윤> 을 작곡했고, 이 작품으로 97년 국제현대음악협회 세계음악제에서 입선했다. “94년 윤이상음악축제에서 처음 그의 음악을 접했을 때 온 몸에 전율을 느꼈어요. 마치 마약처럼 그의 음악을 빨아들였어요.”

브레멘 국립예술대 교수인 작곡가 박영희에 대해서는 “작곡가로서 사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공부가 되는 분”이라고 말했다. “저한테 달리기를 시키셨어요. 처음에는 이해를 못했는데, 달리기를 하면 몸은 힘들어도 정신은 맑아지잖아요. 이성과 감성을 분리할 수 있는 힘을 찾으라는 뜻이었죠.”

그는 오랫동안 불교를 탐색해왔다. 불교의 교리를 담은 <제(諦ㆍsatya)> 연작과 <석굴암> 연작 등 많은 작품이 불교에서 나왔다. 2001년작 <여래십호> 에 대해 독일 언론은 “아틀라스가 부처를 업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나의 음악이 무엇인가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했는데 불교를 통해 그 답을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씨는 독일에 남지 않고 올해 초 한국으로 돌아왔다. “앞선 세대의 작곡가들은 작품 활동을 위해 해외에 있어야 했지만 한국도 이제는 음악의 변방이 아닙니다. 한국에서도 자생적으로 작곡가가 나올 수 있는 때가 됐습니다.” 그는 일본을 본거지로 하면서도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는 일본 작곡가 도시오 호소가와를 모델로 들었다. 그가 이끌고 있는 다케후 음악제처럼 작곡가가 중심이 된 프로젝트를 만들고 싶다는 꿈도 덧붙였다.

최씨는 다음달 대한민국 실내악 작곡제전에 참가하고, 12월 국립극장의 ‘떠오르는 안무가’ 무대에 오르는 아내 이혜경씨를 위해 무용 음악도 구상 중이다.

김지원기자 eddie@hk.co.kr 사진 배우한기자 bwh3140@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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