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를 뽑는 국민 경선 흥행에 빨간 불이 켜졌다. 15일 제주ㆍ울산, 16일 강원ㆍ충청에서 실시된 순회 투표에서 투표율이 약 20%에 그치면서 “국민 경선이라 부르기도 부끄럽다”는 자조가 나오고 있다.
15일 제주ㆍ울산 투표에선 선거인단 8만4,257명 중 1만5,666명만 투표에 참여, 투표율이 18.6%에 불과했다. 제주가 18.9%, 울산이 18.2%였다. 국민경선 바람을 일으킨 2002년 민주당 경선 때 제주 투표율은 85.2%(792명 중 675명 투표), 울산은 71.4%(1,424명 중 1,017명 투표)로 월등히 높았다. 16일 오후 4시30분 현재 강원 투표율은 18.83%, 충북은 20.4%다. 강원이 67%, 충북은 59.2%였던 2002년에 비하면 초라한 수치다.
물론 2002년엔 국민 선거인단 신청자 190만명 중 추첨을 통해 3만5,000명에게만 투표권을 주었고 이 중에서도 당원ㆍ대의원이 절반이었기 때문에 투표율을 단순 비교할 순 없다. 하지만 신당이 지지부진한 지지율을 반전시킬 카드로 내세웠던 국민 경선의 의미가 퇴색했다는 지적이 무성하다.
대통합신당은 “신정아 스캔들로 여론 관심을 빼앗긴 데다 태풍이 겹쳤다”고 아쉬워 한다. 하지만 당 지도부가 ‘선거인단 300만명 모집’이라는 무리한 목표를 세우고 각 캠프가 마구잡이식으로 선거인단 모집을 한 것이 처참한 투표율이 나온 진짜 이유다. 당 경선위가 선거인단 본인 확인을 한 결과, 최소 60%가 연락처 등이 불분명한 유령 선거인단으로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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