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시영
5호선 전철 서쪽 종점은 방화역입니다. 이 몸은 일주일에 한두번 그곳엘 갑니다. 거기 국립국어원 옆의 한서자기원이라는 곳에서 자기치료를 받기 위해서이죠.
웬 치료냐구요? 젊은날 마구 사용하고 버려서 너덜너덜해진 육신과 영혼에 우주 자연의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서 입니다. 그런데 거기 가는 재미가 하나 더 늘었습니다.
바로 옆 개화산 자락에 잇대어 지은 방화근린공원 소나무숲 때문입니다. 자기치료가 끝난 후 두어 시간을 저는 그 숲 아래 가만히 앉아 있다가 오곤 하는데, 푸른 하늘 아래 폭넓은 차양을 펼친 것 같은 조선소나무가 날것으로 내뿜는 솔잎 향기는 그대로 내 피부와 폐와 머리로 마구 쏟아져들어와 일주일 내내 내몸과 영혼에선 진한 솔잎 향기가 떠나지않을 뿐만 아니라 때로는 내가 마치 한 그루 우주 자연의 소나무가 되어 하늘을 향해 찰나적으로 새파란 팔을 펼치기도 합니다.
▦1949년 전남 구례 출생 ▦1969년 <월간문학> 으로 등단 ▦시집 <만월> <조용한 푸른 하늘> <우리의 죽은 자들을 위해> 등 ▦백석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동서문학상 등 수상 우리의> 조용한> 만월> 월간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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