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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시 '우등생'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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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시 '우등생' 될까

입력
2007.09.17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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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한국 증시가 ‘우등생’ 인증은 받을 수 있을까.

주가가 역사적인 2,000 시대를 맛보면서 “이제 우리도 선진증시”라는 자화자찬이 쏟아졌지만 여전히 국제무대에서 한국 증시의 공식지위는 ‘신흥’ 또는 ‘준선진’ 시장이다. 선진국 증시에 편입된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의 안정성을 인정 받음과 동시에, 그 동안 우리 증시를 발목 잡았던 ‘코리아디스카운트’ 시각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마침 여러 분류기준 가운데 파이낸셜타임스증권거래소(Financial Times Stock ExchangeㆍFTSE) 지수위원회가 20일 연례회의를 열고 한국의 선진국 지수 편입여부를 결정한다. ‘이번에는 든다’는 기대 섞인 전망도 많지만 ‘바람처럼 쉽지는 않을 것’이란 시각도 만만치 않아 여전히 안개속인 상황이다.

낙관론을 펼치는 쪽은 무엇보다 FTSE 회장의 방한을 유력한 근거로 들고 있다. 마크 메이크피스 FTSE그룹 회장이 20일 우리나라를 찾아 한국의 선진국지수 편입 여부를 직접 발표할 예정인데 이런 해당국 방문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여기에 2004년 ‘관찰대상국’ 지정 이후 2번이나 승진에서 미끄러졌던 전력, 그 동안 결격 사유를 꾸준히 개선해 왔다는 점도 근거로 꼽힌다. FTSE 지수위원회는 시장 및 규제 환경, 거래 환경, 파생상품 등 총 22개 항목을 평가해 1년에 한 차례씩 지수 편입 여부를 결정하는데 한국은 지난해 외환시장의 발전 및 개방, 장외거래 허용 등 4개 항목에서만 ‘제한적’ 평가를 받았을 뿐 나머지 항목에서 모두 ‘합격’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안선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그간 탈락 사유로 지적됐던 부분에 대한 적극적인 규제 완화로 어느 때보다 선진국지수 편입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신중론도 적지 않다. 이전보다 편입 가능성은 분명 높아졌지만, 한국만 들고 날 문제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삼성증권은 최근 “한국증시가 질적인 승격 요건은 어느정도 충족하고 있지만 FTSE 신흥시장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커 이동을 속단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황금단 연구원은 “시장 규모가 크고 외국인들이 거래할 수 있는 유통 물량이 많다는 것은 긍정적인 요소지만 신흥시장 지수에서 한국이 빠졌을 경우 신흥시장 지수 전체가 벤치마크 지수로서 제 역할을 못할 수 있다는 점이 어려움으로 남는다”고 지적했다. 한국이 빠진 자리를 채울 수 있는 건 중국증시 뿐인데 중국이 아직 자격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도 따른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FTSE 회장 방한 일정이 지수 편입 발표일 결정 전에 확정된 것이어서 방한 자체도 별 의미가 없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지난주 방한했던 마크 모비우스 템플턴에셋 매니지먼트 수석 펀드매니저는 “남북 통일시 한국의 1인당 소득이 크게 떨어져 신흥시장에서도 낮은 쪽에 속하게 될 것”이라며 한국증시의 선진국 편입은 시기상조라고 말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선진국 편입을 속단하기에는 분명 걸림돌이 있다”며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만큼 차분히 결과를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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