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천 취소 많아 코나미컵 등 차질 우려 가능성 검토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포스트시즌과 페넌트레이스 경기가 동시에 치러질 가능성이 생겼다.
올 시즌 프로야구가 뒤늦게 속출하는 우천 연기로 포스트시즌 일정에 비상이 걸린 탓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지난 13일 2차로 잔여경기 일정을 발표하자마자 14일 전 경기, 15일 광주 KIA-LG전과 부산 롯데-삼성전이 취소됐고, 16일에도 비로 전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취소된 9경기는 10월1일 이후 편성될 ‘3차 잔여경기’ 일정으로 넘어갔다. 앞으로도 태풍 예보가 있어 페넌트레이스는 종착역을 눈 앞에 두고도 언제 끝날 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문제는 산적해 있는 국제 대회 일정이다. 11월 8일부터 4일 간 한국, 일본, 대만 우승팀과 중국대표팀이 벌이는 코나미컵 대회가 열리고, 12월에는 베이징올림픽 예선이 대만에서 치러진다. 대회 전 일본 오키나와에서 예정된 대표선수들의 합숙훈련 기간까지 고려하면 잠시도 쉴 틈이 없다.
궁여지책 끝에 KBO는 포스트시즌 중 페넌트레이스 경기를 치르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 중이다. KBO 정금조 운영부장은 16일 “더 이상 경기 일정이 밀린다면 심각하다. 최악의 경우 포스트시즌에 돌입한 상태에서 4강 탈락이 확정된 팀들 간의 잔여경기를 치르는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준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까지는 최대 21일이 걸린다. 16일까지 취소된 경기를 모두 치를 경우 페넌트레이스는 10월4일 종료가 된다. 이후 아무리 일정을 빨리 잡아도 10월 말까지 포스트시즌 일정을 모두 마치는 것은 빠듯하다. 여기에 이번 주초까지 한반도 전역이 제 11호 태풍 ‘나리’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갈 것으로 예보돼 있어 KBO의 최후의 복안은 실현 가능성이 높아졌다. KBO는 더블헤더나 월요일 경기의 경우 경기력 저하를 들어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
16일 현재 최하위 KIA를 비롯해 현대, 롯데는 잔여경기에서 전승을 하더라도 4강 진출이 물 건너간 상태다. 5위 LG의 경우 산술적으로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 역시 희박하다. ‘가을 잔치’ 속에서 벌어질 ‘그들만의 리그’는 점점 가시화되고 있다.
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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