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회사마다 앞 다투어‘종이 없는 사무실’을 내세워 사내 인트라넷과 전자 결재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 덕분에 사무환경은 개선됐지만 컴퓨터 사용시간이 늘면서 거북목 증후군, 일자목 증후군, 오십견(요즘은 사십견이라고도 부른다), 어깨 결림 등을 호소하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특히 목 이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목 디스크(경추 추간판 탈출증)는 세심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간과하기 쉬운 병이다. 목 디스크가 생기면 어깨 주위가 심하게 결리는 통증과 목을 잘 돌리지 못하는데 이를 일반적인 뻐근함으로 여겨 병을 키우는 경우가 적지 않다.
■ 통증 왜 생기나
일생을 살면서 사람들의 80% 정도는 목의 통증을 경험한다. 목은 7개의 경추와 그 사이에 있는 물렁뼈(디스크, 추간판), 그 주변의 인대, 근육, 신경 등으로 구성돼 있다.
보통 허리가 아프면 당장 병원으로 달려가지만 목이 뻐근하고 아프면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사실 스트레스나 긴장으로 인한 근육통이 많기 때문이다.
근육은 긴장하게 되면 경직되는데, 이런 경직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근육 유연성이 떨어져 목을 움직이면 뻣뻣하거나 뻐근한 느낌이 들면서 아프게 된다. 이런 경우를 ‘만성 경부 동통’이라고 한다. 이런 증상은 모든 연령층에서 나타나며 나쁜 자세로 컴퓨터를 오랫동안 하는 직장인에게서 흔히 나타난다.
교통사고도 목 통증을 유발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머리가 앞으로나 뒤로 크게 흔들리면서 경추나 주위의 인대가 손상돼 통증이 생긴다. 목 경추 주위에는 중요한 신경(척수, 말초 신경)이 있기 때문에 통증을 대수롭게 여기지 말고 그 원인을 밝혀 치료해야 한다.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정성수 교수는 “척수는 아주 섬세해서 조금만 손상돼도 마비가 올 수 있다”고 조언한다.
■ 목 디스크 증상과 치료는
일반적으로 목 디스크는 퇴행성 변화로 인해 발병한다. 여기에 나쁜 자세와 스트레스 등이 한몫을 한다. 따라서 나이가 들고 오랫동안 나쁜 자세를 유지하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단순히 말초신경을 누르는 허리 디스크와 달리 목 디스크는 말초신경뿐만 아니라 중추신경인 척수까지 누른다. 그런데 문제는 이 척수는 한 번 상하면 회복이 거의 불가능하고 재생이 어렵다는 데 있다.
따라서 허리 디스크는 신경이 완전히 눌리는 경우가 아니라면 하반신 마비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반면 목 디스크는 치료를 잘못하거나 지연하면 하반신 마비나 전신마비 등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척추관절전문 조은병원 배장호 원장은 “의료인이 아닌 사람에게 척추 교정이나 지압, 민간요법 등으로 치료를 받다가는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목 디스크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목덜미가 아프지는 않다. 목에서 나오는 신경은 뒷머리, 목 뒤, 양쪽 어깨에서부터 팔, 손가락, 앞가슴까지 널리 퍼져 있으므로 목 디스크로 인한 증상도 여러 가지 양상으로 나타난다.
예컨대 초기에는 목을 움직일 때마다 아프고 뻣뻣하다가, 심해지면 목에 통증을 느끼는 것과 동시에 팔 저림 증상도 나타난다. 그리고 결국 신경 부위가 심하게 눌려 목 통증보다는 어깨와 팔의 통증이 더 심해진다. 심하면 두통이 오거나 가슴, 옆구리 등이 아프기도 하다. 이 때문에 목 디스크가 아닌 신경성 노이로제나 두통, 오십견이나 류마티스 질환 등으로 오인하기 쉽다.
일단 목 디스크로 진단되면 안정을 취하고 약물요법이나 물리치료 등으로 증세를 완화시킨다. 그러나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생활에 지장을 주는 경우에는 전문의 진단에 따라 외과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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